[어저께TV] ‘욱씨남정기’, ‘을’은 소모품 아닌 사람입니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4.24 06: 57

‘욱씨남정기’가 이번에도 전하는 메시지는 진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가슴을 크고 깊게 울렸다. 을이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지난 23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 12회분에서는 이지상(연정훈 분)이 조사장(유재명 분)에게 투자금을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하라고 지시했고 조사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조사장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남정기(윤상현 분)는 조사장을 찾아가 “차라리 날 잘라라”라고 했다. 조사장은 남정기의 말에 속상해했지만 투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은 불가피했다. 옥다정(이요원 분)은 말도 안되는 구조조정은 이지상이 지시했다고 생각하고 찾아갔다.

이지상은 “돈은 거짓말을 안 한다”면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면 지키고 싶은 사람을 지킬 수도 있을 거라고 희망고문을 했다. 그리고는 직원들이 돈이 아닌 옥다정을 선택하면 러블리와 옥다정에게서 물러나겠다고 내기를 제안했다.
옥다정은 조사장을 찾아가 이지상을 조심하라면서 구조조정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조사장은 구조조정을 밀고 나갔다. 퇴직 신청자가 나오지 않자 신팀장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겠다면서 인터넷 중독, 니코틴 중독, 카페인 중독 등이라고 몰아가며 불공평한 방식으로 직원들을 근태평가에 나섰다.
직원들은 함께 뭉치자고 했지만 모두 신팀장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 남정기는 “각자 살길을 찾아 흩어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직원들 모두 먹고 살기 위해 극도로 싫어하는 신팀장에게 아부까지 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남정기는 옥다정을 찾아가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옥다정은 남정기에게 신팀장 대신 직원평가를 맡겼고 큰 책임을 맡게 된 남정기는 큰 고민에 빠졌다.
남정기는 직원들이 신팀장에게 했던 것처럼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걸 보고는 “이들의 절박함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는 거다”고 생각하고는 끝내 고조조정 대상자로 자신의 이름을 써 넣어 전달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대상자는 한영미(김선영 분)가 됐다.
남정기는 옥다정에게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옥다정은 “가장이지 않냐”고 했다. 남정기는 “회사 나가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나도 안 되지만 다른 사람도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다. 누가 됐든 함부로 버려도 되는 사람은 없는 거다”며 눈물을 보였다.
남정기는 어떻게든 직원들과 함께 하려고 했지만 조사장이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은 남정기와 같지 않았다. 남정기는 회사를 키운 게 직원들이라고 했지만 조사장은 “이 회사는 내가 키운 거다. 이것들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라고 하질 않나 남정기가 한영미와 함께 회사 초창기부터 일해온 걸 얘기하자 “내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라고 얘기했다.
남정기로서는 답답하고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남정기는 “그럼 저희 직원들은 뭐냐. 야근수당에 특근수당 칼 같이 계산해서 달라고 한 적 있냐. 우리는 자원봉사자냐”라며 “사업에 돈이 다가 아니다”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제까지 일하던 사람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회사. 이렇게 사는 건 맞는 건가”라는 남정기의 독백이 이 시대 ‘을’들의 마음을 가슴 아프게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욱씨남정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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