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제 2의 '태후' 제작, KBS의 설레발 아니길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23 12: 24

[OSEN-=박진영 기자] 여심을 초토화시키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아시아를 들썩이게 만든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지난 22일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진짜 작별을 고했다. 유시진(송중기 분)을, 강모연(송혜교 분)을 참 많이도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KBS에는 '태양의 후예'를 이을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송중기 송혜교 주연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마지막회에서 무려 38.8%(닐슨, 전국기준)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주연 배우들이 하는 많은 대사들이 유행어가 됐고, OST는 음원 차트 줄세우기를 했으며 광고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주연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것은 기본, 한류를 장악한 이들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S 드라마국 역시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지난 해 예능국에서 제작한 드라마 '프로듀사'를 제외하고는 시청률과 완성도 모두 참패를 맛봐야 했던 KBS 드라마국은 '태양의 후예' 한 편으로 자존심을 회복한 모양새다. 올 초 '무림학교' 조기 종영은 잊혀진지 오래다. 여기에 박신양의 복귀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까지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축제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이에 KBS는 이 기세를 몰아 새 수목극 '마스터-국수의 신' 편성을 한 주 미루고 3일 동안 '태양의 후예' 스페셜을 편성했다. 두 번의 재탕과 한 번의 에필로그는 꽤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며 타 방송사를 압도했다. 또한 22일 에필로그 방송을 앞두고 KBS 정성효 드라마 국장과 배경수 CP는 기자들을 만나 "제 2의 '태양의 후예'를 만들겠다"는 당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 국장은 "한류 콘텐츠 확산과 도약을 위해, 또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제 2의 '태양의 후예' 제작에 나서겠다. '태양의 후예'를 함께 했던 제작진, 출연진과 협의해서 2017년 '태후 프로젝트 2017'을 발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흔히들 말하는 시즌2는 아니다. 앞서 김원석 작가는 인터뷰 자리에서 "시즌2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고, 김은숙 작가 역시 시즌2는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해왔기 때문.
이에 대해 정 국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 '태양의 후예'가 올해 최고의 작품이고, 크게 보자면 한류 바람을 크게 일으켰는데 그 뒤를 잇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뜻이다. 일단은 2017년 방송을 목표로 다양한 형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각이다"라고만 설명했다.
사전 제작이나 송중기 송혜교 등의 주연 배우들의 출연 여부 역시 미정이다. 다만 정 국장은 "캐스팅 제안을 했고, 배우들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정도의 짧은 대답을 했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차원 정도라 이것이 속편이 될지, 아니면 아예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리게 될지도 미지수라는 것. 이는 곧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기고 있다.
분명 '태양의 후예'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꺼져가는 한류에 다시 불을 지핀 드라마이기도 하겠거니와 KBS에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이익을 남기게 한 작품이다. 송중기, 송혜교를 비롯해 진구, 김지원 역시 '태양의 후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워낙 많은 시청자들이 사랑을 했던 작품이기에 양질의 콘텐츠로 확산이 된다면 이보다 좋은 본보기가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KBS를 비롯한 제작진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이미 사전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만큼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하지만 참여했던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모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 중론. 그리고 이는 곧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과연 KBS가 '형만한 아우는 없다'는 속설을 깨고 '태후 프로젝트'까지 성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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