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가수 겸 방송인 탁재훈은 ‘사과’에 방점을 찍고 카메라 앞에서 시청자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 모습마저도 웃음 코드로 다가왔다. 타고난 입담을 자랑하던 탁재훈의 예능감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아 머리 아포’ 특집에 출연한 탁재훈은 먼저 “물의를 빚어서 정말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나왔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이날 김구라를 비롯해 규현, 김국진, 윤종신은 탁재훈을 공격하기 위한 태세를 갖췄다. 그러나 탁재훈의 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김구라에게 “그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다. 그간 다양한 방송에서 기회가 많았음에도 못 웃기는 걸 보면 기회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디스했다.
4MC는 탁재훈에게 당시 도박 사건이 터진 후 심경을 물었고, 신정환과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축하(?)하며 우정상을 선물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만화 패러디를 덤으로 안겼다.
이에 탁재훈은 또 사과를 시작했다. 자숙이 끝나서 나온 게 아니라 팬들의 응원으로 다시 방송에 복귀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김흥국, 이천수와의 시너지가 일어났다. 김흥국은 오랜 만에 방송에 복귀한 탁재훈을 감싸기 위해 대변인 역할을 도맡았고, 이천수는 자신이 대세로 떠올랐다며 자기PR을 하기 바빴다. 세 사람 사이에 오가는 멘트가 큰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천수가 팔을 흔들며 멘트를 치고 나오자 김흥국은 “옆에 앉아 있기 불편하다”고 말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힘찬과 이천수의 클럽 댄스에 이어 탁재훈은 ‘지상파 복귀 기념’ 댄스 신고식을 치렀다. 사과하다 춤출 생각에 헛웃음을 지었으나, 이내 양손을 공손히 모아 “그동안 많이 반성을 했다.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드리겠다”며 호루라기를 불며 속죄 댄스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탁재훈의 예능감은 여전했다. 4MC들 역시 혀를 내두르며 “역시 탁재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다. 여러 번의 아픔을 겪고 쉬었음에도 입담과 처세술, 훌륭한 예능감 덕분에 그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purplish@osen.co.kr
[사진] '라디오 스타'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