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대박' 몰아치는 폭풍 전개, 60분이 모자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20 09: 29

'대박'이 주인공들의 성장과 함께 영화같은 영상미와 차원 다른 몰입도를 자랑했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 분)과 그 아우 영조(연잉군/여진구 분)의 한판 대결을 그린 팩션 사극. 8회까지 방송을 마친 '대박'은 지독한 운명 앞에서 칠전팔기를를 보여주는 대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그 과정이 꽤 신선하다.
도박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카리스마로 중무장한 숙종(최민수 분)과 이인좌(전광렬 분) 등의 대결 구도는 그간의 사극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특히 숙종을 연기하고 있는 최민수는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데, 말투나 행동 모두 지금까지의 왕과는 어딘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매회 안방에 전율을 선사하고 있다.

'대박'의 또 다른 장점은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는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이 덕분에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나 쏟아내는 감정에 푹 빠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지난 방송에서 대길은 대의를 품고 강해지기로 결심, 조선제일검이라 불리는 김체건(안길강 분)에게 혹독한 특훈을 받았다. 눈 앞에 원수를 두고도 화살 하나 제대로 쏘지 못했던 대길은 체력, 검술 등의 훈련은 물론 호흡, 눈빛, 배짱까지 완벽하게 갖추며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투전 기술부터 무술 실력까지 완전무장을 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장근석과 안길강의 남다른 연기 호흡 덕분에 더욱 쫄깃한 재미와 기대감을 형성했다.
여진구 역시 마찬가지. 몸을 웅크리고 살아가는 연잉군은 이인좌의 목검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담서(임지연 분)를 통해 핍박받는 백성을 보살펴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직까지는 아버지 숙종이 무섭고 천하가 두렵지만, 좌절 속에서도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의 모습 역시 앞으로 '대박'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관전 지점이 되고 있다.
담서의 달라진 모습도 주목된다. 지금껏 자신의 아비를 죽인 원수가 숙종이라 생각하며 자란 담서는 연잉군과 숙종을 만나면서 자신이 믿고 있던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담서는 혼란에 빠졌다. 자신에게 등을 돌린 대길 역시 눈에 밟혔다. 결국 담서는 자신의 의지가 흔들리기 전 숙종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다. 이 과정에서 임지연의 한층 안정된 연기력도 빛을 발했다. 임지연은 숙종 앞 숨도 못 쉴 정도로 두려움에 떨고 죽은 아이를 보며 분노하던 담서의 감정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