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몬스터' 박기웅, 얄밉다가도 짠한 비운의 왕자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4.20 08: 37

 얄밉다가도 짠한 구석이 있다. ‘몬스터’ 속 비운의 왕자 박기웅의 이야기다.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태어났냐만 첩실소생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사실을 알고도 오로지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삶이 되다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올라가고픈 욕망은 그를 점점 ‘괴물’로 만들 조짐이다.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아픈 손가락 같은 캐릭터들이 많다. 모두 과거의 상처를 갖고 있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방법은 다르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모님의 원수를 갚으려는 강기탄(강지환 분)이 있는 반면 버림받은 도씨가문에 입성하기 위한 욕망으로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총동원한 도건우(박기웅 분)이다.

도건우가 손을 잡은 건 하필 변일재(정보석 분)다. 변일재로 할 것 같으면 곱게 자란 도련님이었던 강기탄을 지금처럼 밑바닥 인생으로 내려앉게 한 악인. 변일재의 꾐에 넘어가 그와 한통속이 되고, 라이벌로 생각하는 강기탄을 족족 위기에 빠트린다.
특히 강기탄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이 도충(박영규 분) 회장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를 미끼로 사용했다. 물론 이 같은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점점 괴물이 돼 가는 이유는 있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8회분에서는 도건우가 자신을 외면하고 지나가는 도충 회장을 보고 분노를 토해내는 장면이 그려졌다. 달려가는 차를 잡기 위해 질주하고 얼굴이 시뻘게질 정도로 울부짖는 모습은 왠지 짠한 기분도 자아냈다.
그런 그의 버림받은 과거와 아버지에게 가족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현재 상황이 모두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왜 삐뚤어지게 됐는지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해 드라마를 더욱 폭넓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 강기탄의 복수에 변수가 될 인물이자 극의 핵심적인 악인 중 하나로 설정된 바. 얄미운 구석도 많고 미워할 짓도 벌써 많이 하고 있지만, 그 역시 결국 비정한 어른들이 만든 괴물인 셈이다. 이 비운의 왕자님이 앞으로 얼마나 망가져갈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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