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박찬욱 경쟁·나홍진 비경쟁, 칸의 선택은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4.18 07: 37

역시 믿을 만한 이들은 거장 뿐인 것인가.
박찬욱, 나홍진 등 거장 감독들이 칸 영화제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한국 영화의 흥행까지 거장들의 어깨에 달려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69회 칸 영화제 측은 지난 14일(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진출작들을 발표했으며 박찬욱 감독과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진출이 뜻깊다.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는 순수 한국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매니아 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기까지 누리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그런 '아가씨'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는 약 4년 만이다. 
그동안 한국 영화들은 번번이 경쟁 진출에 실패하며 한국 영화의 위기론까지 대두됐던 상황. 상업적 이익을 위해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들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들도 나왔던 상황이다.
이 속에서 박찬욱 감독의 경쟁 부문 진출은 매우 의미가 깊다. 반면, 역시 거장 밖에는 믿을 사람이 없는 것인가 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칸 영화제 진출 뿐만 아니라 흥행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날 보러와요', '시간이탈자' 등 한국 영화들이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
이는 비수기 극장가인 3, 4월 자체의 관객수가 적은 것도 있겠으나 어찌됐건 '볼 만한 영화가 없다', '화제되는 영화가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씁쓸한 감도 있다.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이하 '시빌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도 한국 영화 흥행을 위해선 거장이 나서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증거 중 하나이다. '시빌워'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시빌워'와 맞먹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것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나홍진 감독의 '곡성' 정도이다. 
재기발랄한 신인 감독들이 많이 탄생했던 지난해 충무로이지만 올해 만큼은 거장 감독들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충무로 상황이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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