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의 소환술, '일반인' 고지용도 응답했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4.17 06: 50

 이제는 일반인이 된 왕년의 아이돌 그룹 멤버. 16년간 침묵했던 그가 응답했다. 90년대의 추억을 소환하고 싶었던 국민 예능의 간절한 부름 때문이었다.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서 무대 위의 모습을 기대할 순 없지만, 방송 카메라 앞에 얼굴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젝스키스의 멤버 고지용은 지난 16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토가2' 특집 방송 말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젝스키스가 아닌 사업가의 삶을 살아온 그는 오랜만에 보는 카메라가 어색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잘생긴 외모 만큼은 옛 모습 그대로라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날 '무한도전'에서 고지용을 제외한 젝스키스 멤버들은 비밀유지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극비리에 게릴라 콘서트를 준비했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16년간 선보이지 않았던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기로 한 것.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고지용의 부재였다. 그를 제외한 다섯 명의 멤버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모여 게릴라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고지용 만큼은 공연 일주일 전까지도 '무한도전'과 만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 젝스키스 활동을 끝낸 후부터 고지용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제2의 삶을 살았다. 일반인으로 돌아간 그가 다시 아이돌 가수라는 타이틀로 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 에서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은 평범했던 일상을 뒤흔드는 일일 수 있었다. 
그 떄문에 젝스키스 멤버들은 마냥 섭섭해 하기보다 고지용을 그리워했다. 리더인 은지원은 "한 번 만나서 모든 얘기를 진솔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멤버들은 자신들이 사인한 계약서에 고지용의 이름을 적으며 함께 할 것을 기원했다. 
간절함이 통했던 걸까? 고지용은 드디어 방송 말미 '무한도전' 제작진과 유재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그와의 접촉을 위해 측근을 통해 연락을 하는 등 최선을 다했고, 드디어 젝스키스의 여섯 번째 멤버를 만나 볼 수 있었다. 
'무한도전'은 지난해 '토토가'를 통해 90년대 인기 가수들을 대거 무대로 다시 끌어 올리며 국민 예능다운 섭외력을 보여준 바 있다. 섭외력은 단지 국민 예능의 영향력을 증명해주는 지표가 아니다.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이 가진 이 막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시청자들 대신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간절히 실현해 보려 애썼다. '토토가' 프로젝트도 이 같은 행보의 일환이었다. 그 때문에 고지용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영향력이 아닌, 시청자들의 바람을 이뤄보고자 한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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