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태후']‘태양의후예’ is 뭔들? 베스트&워스트 5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4.15 06: 57

드디어 막이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개월이었지만, 막상 마지막이 되자 더 이상 ‘태양의 후예’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 어려운 걸 매번 해낸 드라마인 만큼, ‘태양의 후예’가 우리에게 남긴 흔적들은 어마어마하다.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 송혜교라는 화려한 배우 라인업부터 다수의 히트작을 통해 이름값을 증명했던 김은숙 작가의 만남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었다. 그리고 베일을 벗은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매 순간, 매 대사가 명장면이자 명대사였기 때문에 하나씩 꼽기도 어려울 정도. 방송 직후부터 송중기의 ‘다나까’ 말투는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고, ‘태양의 후예’ 속 장면들 역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패러디됐다.

하지만 최고가 있으면 최악도 있는 법. 과연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최고의 장면과 반대로 몰입을 깨는 것으로 지적 받았던 최악의 장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각 5개씩 꼽아봤다.
▼ BEST 5
① 그럼 살려요 : 3회 엔딩에 등장한 명장면이자 명대사. 아랍 의장을 수술하겠다는 모연(송혜교 분)과 이를 반대하는 경호원들, 상부의 중립 명령을 어긴 채 모연을 지지하고 나선 시진(송중기 분)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숨도 쉬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시진은 살릴 수 있다는 모연의 말에 “그럼 살려요”라며 경호원들에게 총을 겨누며 대치했다. 이 장면은 시청률 30.5%를 기록하며 최고의 1분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② 와인키스 : 4회 엔딩인 동시에 ‘송송 커플’의 역사적인 첫 키스 장면이다. 각각 군인과 의사로서의 가치관을 가지고 충돌한 시진과 모연은 말다툼을 한 이후 어색한 사이가 됐다. 그런 와중 두 사람은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시진은 모연에게 와인을 건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모연 역시 이를 받아들여 와인을 마셨고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진에게 “되게 마시고 싶나봐요?”라고 물었다. 이에 시진은 “방법이 없지는 않죠”라고 말하며 모연에게 기습 키스를 시도했다.
③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 방송 시작 전 티저로도 공개된 바 있는 이 장면은 5회 엔딩에 등장한 이후 여러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4회의 와인키스와 이어지는 전개로 시진은 귀국하기 하루 전 날 “허락 없이 키스한 거 말입니다. 내가 뭘 할까요?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물었고, 모연은 대답대신 그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모습으로 뒷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④ 고백 방송 : 8회 엔딩, 그리고 송송 커플이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절벽에 떨어지기 전 모연이 남긴 유언이자 시진을 향한 고백이 스피커를 통해 방송된 것. 특히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 마음 솔직하게 고백할걸 그랬어”, “아무 멋진 남자에게 키스 받았구나 내내 설렜었거든요”와 같은 모연의 절절한 고백을 듣는 시진의 흐뭇한 표정과 잔뜩 당황한 채 뛰어오는 모연의 모습이 기막힌 조화를 이뤘다.
⑤ 사막에서의 재회 : 마지막 회만큼이나 깊은 여운을 남긴 15회 엔딩이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시진이 “빅보스 송신”이라는 무전과 함께 신기루처럼 등장하는 장면이 보는 이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긴 것. 특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시진을 바라보는 모연의 눈빛과 그런 그를 품에 안고 눈물 흘리는 시진의 모습이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 WORST 5
① 드론 키스 : 키스신에서 풀샷이 웬 말인가. 12회에 등장했던 시진과 모연의 시계탑 키스신은 두 사람이 우르크를 떠나기 전 그간의 일을 회상하며 다시 한 번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인 만큼 감정선의 연결이 중요했는데, 뜻밖의 드론이 이를 방해한 것. 드론을 사용해 원거리 촬영을 함으로써 시진과 모연이 아닌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이 가게 만들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② 자동주행 키스 : 쏟아지는 PPL 폭격이 낳은 명장면이다. 13회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와 달달함을 과시하던 서대영(진구 분)과 윤명주(김지원 분)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 때 자동차를 자동 주행 모드로 전환시킨 서대영은 운전대를 놓고 윤명주에게 몸을 돌린 채 키스했다. 상용화되지도 않은 기술에 놀란 것도 잠시, 괜히 보는 사람이 더 불안한 키스신은 역시 집중할 수 없었다. 이야기 전개를 위한 키스신이라기 보단, PPL을 위해 끼워 넣은 키스신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③ 불사조 유시진 : 14회에서는 작전 도중 총상을 입고 해성병원으로 실려온 시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의사이자 여자친구인 모연은 경악한 채 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시진은 심정지 상태로 숨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그야말로 기적처럼 살아난 시진은 눈을 뜨자마자 “나랑 같이 온 북한군은 어떻게 됐냐”며 엉뚱한 질문을 할 뿐만 아니라, 방금 죽다 살아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쩡하게 걸어다니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④ 의사 이치훈의 CPR : 극 중 1년차 레지던트 의사인 이치훈(온유 분)은 눈앞에 닥친 지옥과도 같은 재난 현장을 보고 ‘멘붕’에 빠졌다. 특히 자신이 보살피던 환자가 죽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심폐소생술(CPR)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감동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어설픈 심폐소생술. 차라리 목을 조르고 있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실제 가이드라인과 다른 행위 역시 몰입을 방해했다.
⑤ 야외 개복 수술 : 앞서 언급된 심폐소생술에 이어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장면이다. 아무리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한다지만, 현실을 넘어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들이 ‘무리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모연은 재난 현장 속에서 피해자들을 구출하던 중, 복강 내 출혈로 인한 쇼크가 온 환자를 보고 야외에서 개복수술을 감행했다. 메디컬 드라마가 아닌 멜로 드라마인 만큼 완벽한 전문성을 바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현실성은 갖춰야하지 않을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 및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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