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윤진서 "모성애 눈물 연기 원천은 어머니" [인터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11 07: 49

2009년 방송된 MBC '돌아온 일지매' 이후 약 7년만의 사극 출연이다. 그것도 무수리에서 왕의 여자가 되고, 더 나아가 아들의 왕의 자리에 앉히는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 숙빈 최씨다. 이 역할에 큰 매력을 느껴 용기를 내 도전을 하게 됐다는 윤진서를 최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윤진서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에서 무수리의 신분이었다가, 숙종(최민수 분)의 눈에 들어 숙빈의 자리까지 오르는 복순을 연기하고 있다. 이 복순은 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분/훗날 영조)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파란만장하고 폭풍 같은 삶을 사는 인물로, 여성스러움 뒤 강인함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된 '대박'에서 윤진서는 참 많이도 울어야 했다. 처음에는 투전판을 전전하는 지아비 만금(이문식 분) 때문에, 나중에는 육삭둥이로 태어난 아들 영수(훗날 대길)의 생사 때문에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윤진서는 2회와 3회에서 이인좌(전광렬 분)와 영수의 생사를 놓고 대립하는 장면에서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보여줬다.

촬영 후 괜찮았냐고 묻자 윤진서는 "이틀 밤을 새면서 촬영했는데 워낙 체력이 강한대도 촬영 끝낸 다음에는 아팠다"며 "촬영을 할 때는 감정에 빠져 있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을 못했다. 감정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신경을 썼다"고 대답했다. 이어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제가 감히 단정 짓고 연기를 해야 하는가 싶어 고민을 했는데, 일단은 '만약 우리 엄마라면 내가 화살을 맞을 때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언니와 남동생이 있는데, 키우시면서 어머니가 우시던 모습, 마음 아파하시던 일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많이 났다. 제 눈물 연기의 원천이었다"라고 설명하며 어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숙빈이 되기 전 무수리이자 노름꾼의 아내로 험난한 삶을 살아가던 복순을 연기 하기 위해 윤진서는 극 초반 허름한 옷에 다소 헝클어진 머리와 때칠 분장을 해야만 했다. 이는 '대박'의 연출자인 남건 PD의 디렉션이기도 했다. 윤진서는 "아줌마처럼 해달라고 하시더라. 이문식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 받고 삶에 찌든 연기를 할 때 머리도 안 예뻤으면 좋겠고 얼굴에도 때칠을 해서 정말 찌들어보였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시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진서는 "입궐을 한 뒤에서 적응이 바로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정치를 모르는 복순의 느낌을 주문하셨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하는 사극 연기이다 보니 부담도 있고, 고민도 많이 했다. 고생을 하겠거니 싶어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했다. 분명 새로운 시도였고, 그런 점에서 재미도 있었다. 물론 복순의 감정선이 들쑥날쑥하고 사건 사고도 많지만 촬영장에서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좋기만 하다는 것이 윤진서의 현재 마음이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인물이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일이 벌어진다. 사극이 아니라면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다. 보쌈과 납치를 당하고, 왕의 여자가 되고 또 왕의 엄마도 된다. 이인좌를 향한 복수의 칼도 간다. 이렇게 어마무시한 일들을 겪는다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러면서 윤진서는 복순에 대해 "성실함이 매력이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을 정도다. 지고지순하고 남편을 위해 뭐든 다 해준다.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환상의 여자인 것 같다. 어떤 남자가 안 좋아할까 싶다. 정말 성실하고 세상 가장 착한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복순이라면 어땠을까. 이를 묻자 윤진서는 "실제라면 도망갔을 것 같다. 촬영 대시를 할 때 이문식 선배님이 장난으로 '돌아와라. 궁 생활하니까 좋냐'고 물어 보시면 '저 노름판에 팔았잖아요'라며 장난을 치곤 했다. 그런데 만약 진짜 저였다면 궁이고 뭐고, 왕도 다 버리고 떠났을 것 같다. 숙종도 장옥정도 다 무섭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복순은 '대박' 속 숙종, 이인좌, 만금, 대길, 연잉군 등 모든 주요 인물들과 얽히고설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최민수, 전광렬, 이문식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과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윤진서는 각기 다른 매력과 연기 내공을 가진 이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윤진서는 "최민수 선배님이 맡은 숙종이 굉장히 강하고 두려운 대상이기 때문에 연기를 하실 때도 에너지를 많이 뿜어내신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실제로 무서웠다. 반면 이문식 선배님은 능글거리면서 피해가는 역할이라 촬영할 때도 무척 재미있었다. 장성한 대길과 함께 옛날 집을 방문해 과거를 회상하던 장면을 촬영 할 때는 한쪽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상태에서 웃고 계시더라. 뭉클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연잉군 역의 여진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심쿵하다. 어마마마라고 부르며 커피를 주는데 심쿵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또 다른 아들 장근석과는 실제로 4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윤진서는 "제가 세월이 흘러서 장근석의 엄마 역할을 한다고 하니까 다들 '노인 분장 하냐'고 물어보더라"며 "머리 스타일을 바꾼다고 해서 엄마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아서 작가님도 둘을 붙여놓기 좀 그러실 것 같다"라고 장근석는 연기 호흡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윤진서는 "제 연기에 만족한 적은 없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지만 막상 화면을 보면 '더 잘할걸'하는 생각들이 많다. 우는 장면 역시 감정선이 잘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보다는 욕심이 더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대박'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촬영하고 있다. 완벽할 수 없지만 더욱 최선을 다해, 또 열심히 하겠다"라는 각오의 말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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