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철 국장 "'쇼미5' 필터링 강화…논란 없도록"[인터뷰②]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4.08 11: 00

Mnet은 늘 이슈와 논란이 함께 불 붙는다. 그중 단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꼽자면 아마도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가 대표 프로가 아닐까. 특히 이들 프로그램은 '힙합'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고, 직접적인 경쟁을 포맷으로 하기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딱이다.
물론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의 성공이 대한민국 가요계에 힙합을 중심부로 끌어들이고, 그 열풍을 주도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해 각각 시즌5와 시즌3로 다시 돌아오는 '쇼미'와 '언프리티'에 대해서, 이를 기획하고 연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한동철 국장에 직접 물었다.
-'쇼미5'와 '언프리티3'다. 시즌이 꽤 찼다. 아무래도 반복이 되면, 처음보다는 신선함도 떨어지고 자칫 질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혹시 특별한 변화 같은 게 있나.

"'쇼미'와 '언프리티'는 매번 사랑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분들의 핵심 코어가 있다. 이들이 '왜 좋아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집중하고, 그 사랑을 받았던 부분들은 변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힙합과 랩이라는 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부분이 많다. 그저 지하 클럽 같은데서 듣지만 말고, 부모님과 함께 청소년, 대학생도 다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힙합의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선에서 '쇼미'와 '언프리티' 모두 다 그대로 간다."
-늘 공정성에 대한 부분이 지적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심사 기준 같은 부분에서.
"사실 우리가 랩 실력을 놓고 1등부터 10등까지 등수를 매길 수는 없다. 그래서 늘 혼이 난다. 프로듀서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쉽지가 않다. 그저 우리는 처음 얘기했던 방향 그대로, 프로듀서들이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래퍼를 뽑아서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걸 보여줘서 대중들이 그들 중에 누군가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공정성 외에도 작년에는 참가자의 랩가사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고, 심의 철퇴도 맞았다. 제작진의 필터가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 변화는 있나.
"맞다. 우리의 실수였고, 죄송하다. 필터링에 대한 부분은 확실하게 보완해서 나올 생각이다. 자체 심의 시간이나 과정 면에서 더 노력하겠다. 이틀이었으면 사흘로 늘리고, 심의 인력도 늘리고, 단순히 욕만 걷어내는 게 아니라, 가사나 문맥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잡아낼 수 있는 요원도 투입할 계획이다. 작년 같은 상황은 없도록 하겠다. 힙합을 기다리고 랩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양질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원래 힙합이나 랩을 좋아했던 분들 외에도, 엑소도 빅뱅을 좋아했던 분들까지 모두 좋아할 만한 프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아주 재미있게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본질을 바꿔서 이상한 짓을 할 생각은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잘 하는 걸 하겠다."
-매번 '악마의 편집' 의혹도 씻겨나가지 않는다.
"시청자가 그렇게 보셨으면, 일단은 우리가 잘못한 거다.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조금씩 그런 지적을 덜 받는 방향으로 노력을 해 나가겠다. '악마의 편집'이 다소 자극적인 단어지만, 결국 방송의 편집에 대한 이야기다. 왜곡은 하지 않는다. 1시간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몇 백배를 촬영하고, 그렇다보니 편집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누군가가 1번을 택했는데, 2번을 택하는 것처럼 보여주면 그건 왜곡이다. 그런데 전체 수치가 100인데 80 정도를 보여준다거나, 80인데 100처럼 보여주는 건 그 것과는 다른 문제다. 우리가 하루종일 봐서 슬픈 것을, 시청자는 1분 만에 느껴야 한다면, 그걸 위해서 편집을 이용해 농축하고 압축시킬 수 밖에 없다."
-매번 지적도 많고 논란도 많다. 그럼에도 이렇게 힙합 서바이벌을 고집하고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2000년도에 '힙합'이란 단어도 생소할 때, '힙합 더 바이브'라는 프로그램을 했다. 회사 메일 아이디도 'HIPHOP'이다. 힙합에 대한 애정이 많다. 당시는 어렸고, 쉽지 않다는 생각에 결국 프로를 중단했다. 힙합이 좋고, 힙합씬을 알아줬으면 해서 만들었는데,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 같다. 본성은 속일 수가 없어서 그걸 뒤늦게 다시 도전한 거다. 난 스펙트럼이 넓지 않은 피디다. 지금 먹방, 쿡방, 집방이 유행한다고 해서 그런 것을 만들어낼 역량도 없다. 관심 있고 잘하는 것만 만든다. '쇼미더머니'가 딱 그렇다. 본능대로 힙합이나 랩에 대한 갈증을 풀고,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다." / gato@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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