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리와 나', 그렇게 또 '힐링 예능'이 떠났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4.07 06: 50

 그렇게 또 한 편의 힐링 예능이 우리 곁을 떠났다. 잔잔하지만 귀여운 동물들과 공감을 자아내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감동과 웃음을 줬던 JTBC 예능프로그램 '마리와 나'는 섭섭함을 안고 종영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마리와 나'의 마지막 방송에서는 마지막 회를 맞아 그간 받은 발도장 갯수를 정리하는 동시, 애완동물 키우기 상식 퀴즈를 벌이는 마리 아빠들(강호동, 서인국, 이재훈, 심형탁, 김한빈, 김진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마리 아빠들은 대기실에서부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인국은 홀로 먼저 와 있던 강호동을 말없이 껴안는 것으로 아쉬움을 표했고, 강호동은 "끝나고 PD님이 나와서 몰래카메라였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좀처럼 종영이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모든 퀴즈가 끝나고, 멤버들은 한마디씩 소감을 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서인국은 "동물들은 준 만큼 주더라. 사람들한테 얻지 못한 배움을 동물들한테 배웠다"고 말했다. 심형탁은 "이 촬영을 오면 힐링이 돼 오는 기분이었다"고 했고, 김한빈은 "동물과 사람이 다를 바 없이 공존하고 교감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김진환은 못내 섭섭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마리와 나'는 그간 고양이와 강아지처럼 평범한 반려 동물 뿐 아니라 돼지나 앵무새, 라쿤처럼 독특한 동물들도 맡아 교감했다. 17회 방송을 거치는 동안 총 62마리의 동물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고, 6명의 마리 아빠들은 낯설기만 했던 동물들을 사랑하고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마지막 방송에서 보여준 퀴즈는 그런 의미에서 마리 아빠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한 시간이었다. 동물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거나, 자신이 키워 온 동물에 대해서만 알았던 아빠들은 어느새 어려운 견종의 이름을 줄줄 외웠고, 애완동물들의 간식을 만드는 법, 염소가 소과라는 특별한 지식들까지 꿰고 있을 정도로 아는 게 많아졌다. 다양한 마리들을 키우면서 자연히 익히고 터득한 것들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기에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세심하게 동물을 돌보는 마리 아빠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힐링'을 안겨줬다. 인간이 이토록 말이 통하지 않는 생물들과도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보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고, 귀여운 동물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박진감이 넘치거나 개그 프로그램처럼 큰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어도, '마리와 나'는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좋은 '힐링'을 선사하며 호평 받았다. 프로그램의 종영이 유독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eujenej@osen.co.kr
[사진] '마리와 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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