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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호의 태클 걸기] '장거리 이동' 간과한 엔리케, 자충수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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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허종호 기자] 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장거리 이동의 후유증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 점을 간과하고 말았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2015-2016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는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양 팀의 경기는 세계적인 라이벌전으로 유명하다.

바르셀로나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마드리드 원정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고, 프리메라리가 우승 경쟁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당연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진 'MSN'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 'BBC'보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바르셀로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SN'은 'BBC'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문전으로 파고들 때 날카로움이 없었다. 바르셀로나가 선제골을 넣기는 했지만, 'MSN'이 넣은 건 아니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넣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BBC'는 자신들의 역할을 했다. 카림 벤제마가 멋진 바이시클 킥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가레스 베일은 호날두의 골을 도왔다. 또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골이나 마찬가지인 헤딩골을 넣었다.

'MSN'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최근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매치 데이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의 소집을 받아 대서양을 가로 질러 남미까지 다녀왔다. 장거리 이동의 후유증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MSN'과 달리 'BBC'는 FIFA 매치 데이의 후유증이 거의 없었다. 벤제마와 베일은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고, 호날두는 고국 포르투갈에서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장거리 이동은 없었다. 컨디션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다니엘 알베스도 남미를 다녀왔다. 선발 11명 중 6명이 장거리 이동을 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장거리 이동을 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남미를 다녀온 다닐로는 벤치에서 대기했고, 케일러 나바스가 선발로 나섰지만 후유증이 적은 골키퍼다.

물론 전반전은 평소와 차이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후유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엔리케 감독으로서는 적절한 시점에 선수 교체로 변화를 주어야 했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은 남미를 다녀온 선수를 단 한 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지쳤다. 후반 38분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의 퇴장 이후 수적 우위에도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오히려 빠른 공격으로 역습을 펼친 레알 마드리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역전골을 허용했다. 엔리케 감독의 강한 믿음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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