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우결’, 해도 후회 안하면 더 후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4.05 08: 29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승산을 장담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지만, 굳이 다른 쪽의 승리를 위해 버릴 필요까지는 없는 애매한 카드다.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떨쳐버리긴 아깝다는 이야기다.
연예인 부부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결’은 지난 2008년 2월 설 연휴 파일럿 편성됐다가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 정규 편성됐다. 당시 남녀 인기 스타들이 결혼을 했다는 가상 콘셉트로 큰 관심을 모으며 예능계 파장을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스타들이 수두룩하다. 이듬 해 5월 ‘우결’ 2기가 시작됐고, 8년째인 올해 4기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올 초 선혜윤 PD가 최윤정 PD에게 배턴을 넘긴 이후 배우 곽시양-김소연 커플, 아이돌 육성재-조이 커플이 하차를 앞두고 있다. 가수 에릭남-솔라 커플이 지난 2일 첫 촬영을 시작해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 시크릿 전효성도 조만간 첫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우결’의 하차와 투입은 이상할 게 없는 당연한 수순이다. 가상 결혼을 했으니 ‘이혼’도 당연한 게 아닌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커플들이 ‘우결’을 거치며 이 순환구조가 반복돼온 만큼 놀랄 일은 아니다. 기존 커플들에게 정 들어 떠나보내기 아쉽더라도 신상 커플의 풋풋한 만남으로 곧 치유되곤 한다.
일각에서는 8년째 방송을 이어오면서 초반에 비해 시청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늘 우위를 차지한다. 광고도 매회 완판 될 정도로 광고주들에게도 여전한 인기다. 핫한 스타, 이른바 대세 스타만이 ‘우결’행 열차에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이 가는 것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이를 놓칠 리 없다.
연애를 오랜 시간 쉬었거나 연애 스킬을 배워보고 싶은, 스타들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한 시청자들에게 ‘우결’은 대리만족을 안긴다. 말로는 안 본다고 하지만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어느새 ‘우결’로 채널이 고정돼 있는 걸 보면 아직은 핫한 프로그램이다. 열애설 등 갖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버리기 힘든 카드가 된 것이다.
늘 그래왔든 새 커플들은 설렘을 안고 첫 만남을 할 것이며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져 달달한 모습을 보여줄 터다. 마치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우결’ 카드의 유효기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2016년 4월, 현재 한도가 높고 혜택이 많은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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