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마리텔' 이경규, 낚방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03 09: 55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의 창시자 이경규가 이번에는 낚시 방송, 일명 '낚방'으로 또 다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전반전 1위를 차지했다. 이제 뭘 해도 통하는 '예능 대부'의 진가가 제대로 폭발한 셈이다.
이경규는 '마리텔'에 첫 출연해 갓 태어난 강아지 분양 방송을 하던 가운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누워서 방송을 진행, 일명 '눕방'을 창시했다. 이경규가 한 일이라고는 강아지 젖을 주거나 싸우는 반려견들을 말리는 것, 그리고 '힐링',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일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음' 속에서도 이경규의 예능감은 빛이 났고, 그가 왜 '예능대부'라 불리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말 한마디에도 웃음이 피어날 정도로 이경규는 매 순간 유쾌했고, 반려견을 향한 애정에는 진심이 가득 묻어났다. 강아지 분양도, 누워서 하는 방송도 이경규만의 원칙은 존재했다. 네티즌들과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덕분에 이경규는 "묘하게 힐링된다"는 평가를 받으며 첫 출연부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경규는 지난 2일 방송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를 하겠다고 나섰다. 앞서 이경규는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딸 예림과 낚시를 한 바 있는데, 당시 다소 예민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 붕어잡이를 하는 동시에 네티즌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 묵묵히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되는 낚시이기에 우려가 됐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경규는 달랐다. 3시간 안에 붕어 20마리를 잡지 못하면 입수하겠다고 공언한 이경규는 생각보다 붕어가 잡히지 않자 버럭하는 등 본연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제작진이 "채팅창도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해도 "지금 채팅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역정을 냈다. 붕어 잡이에 성공하면 환호하고, 그렇지 못하면 구시렁거리는 이경규의 솔직한 모습은 '마리텔'을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재미 포인트가 됐다.
힘들면 그 자리에 드러누워 "내가 뭐 하는 짓이야"라고 한탄하다가도 곧바로 미끼를 무는 붕어에 화들짝 놀라 "제 발로 기어 올라왔다"라고 대놓고 기뻐하는 이경규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 것. 결국 이경규는 전반전 1위를 기록하며 낚시 방송까지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경규는 "얘들이 나한테 또 당했어", "개 풀어서 1등하고 붕어 잡아서 1등하고. 다음엔 동네 닭을 풀어볼까"라며 본인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을 웃기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강아지와 낚시를 통해 묘하게 힐링되는, 그러면서도 재미도 놓치지 않는 '갓경규'의 위엄은 앞으로도 '마리텔'을 지탱하는 든든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숨만 쉬어도 웃긴 이경규의 활약이 MBC를 넘어 방송계를 장악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마리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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