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부터 펭귄..'배트맨'은 빌런 보는 재미 [배트맨 탐구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4.04 10: 26

 성공한 히어로 영화에는 주인공 못지 않게 멋진 악당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다른 슈퍼히어로들 보다 인간적인 고뇌가 더 많은 배트맨은 유독 그의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빌런(악당)들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어 온 영웅. 특히 '배트맨' 실사 영화는 팀 버튼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처럼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감독들이 연출을 맡아 여느 히어로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의 악당들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간 '배트맨' 영화에 등장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던 악당들을 정리해봤다. 
◆조커 
배트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상대가 바로 조커다. 배트맨 최고의 적이자 싸이코패스의 대명사인 그는 광대를 떠올리게 하는 요란한 분장과 창백한 피부, 붉은 입이 특징이다. 예측이 어려운 광기로 사람들을 공포에 빠트리는 그는 '조커 베놈'이라는 웃음 가스를 사용해 타켓을 웃다가 죽게 만든다. 자신의 범죄 현장에는 카드를 남기기도. 

실사 영화에서 가장 먼저 각광을 받았던 조커는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 속 잭 니콜슨의 조커다. 그는 이 영화에서 광기 어린 모습으로 이후 십수년간 최고의 조커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요즘의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는 조커 중의 조커는 역시 故히스 레저가 분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2005) 속 조커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특별히 '입이 찢어졌다'는 설정이 더해졌는데, 이는 이 캐릭터의 괴기스러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또 히스 레저의 조커는 이후 나온 악당 캐릭터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인데, 특히 최근 개봉한 DC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두번 째 작품 '배트맨 대 슈퍼맨' 속 광기 어린 렉스 루터 캐릭터 설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캣우먼
빌런과 헤로인 사이를 오가는 다소 모호한 인물로, 박쥐 코스츔을 한 배트맨을 보고 영감을 받아 고양이 의상을 입고 도둑질을 하는 괴도라는 설정이다. 본명은 셀리나 카일. 그는 종종 배트맨과 '썸'을 타며 섹시한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1992년 개봉한 '배트맨 리턴즈'(팀 버튼 감독)에서는 배우 미셸 파이퍼가 캣 우먼 역할을 맡았다. '배트맨 리턴즈'에서 캣우먼은 비서 출신으로 회사의 기밀을 알게 돼 죽임을 당한 후 고양이에 의해 살아남게 되면서 캣우먼이 된다. 극 중 그는 또 다른 악당 펭귄과 손을 잡기도 한다. 훗날 이 설정을 그대로 가져 온 할리 베리 주연의 영화 '캣우먼'은 흥행에 참패하는 쓴 맛을 봤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에서 이 캣우먼의 캐릭터를 조금 더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바꿨다. 다만, '캣우먼'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고 본명인 셀리나 카일로 불리는데 앤 해서웨이가 배역을 맡았다. 영화 말미, 셀리나 카일은 배트맨(브루스 웨인)과 커플이 되고, 그로 인해 캣우먼은 빌런이아닌 배트맨의 조력자로 새 노선을 탄다. 
◆펭귄 
펭귄 같은 연미복을 입어 펭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악당이다. 본명은 오스왈드 코블팟으로 매우 지능적이며 정치적인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설정된 인물이다. 
펭귄의 활약이 도드라졌던 실사 영화는 역시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 리턴즈'(1992)다. 대니 드비토가 연기한 이 영화에서의 펭귄은 장애를 안고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고, 그로 인해 애정결핍에 걸렸다는 설정인데, 그래서 다소 연민을 자아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펭귄맨'이라고 번역이 됐지만, 엄밀히는 펭귄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투페이스
본명은 하비 덴트로 고담시의 지방검사였지만, 범죄 조직과 싸우던 중 신체의 왼쪽 반이 크게 부상을 당한 후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인격을 갖게 된 빌런이다. 그로 인해 '투페이스(two-face)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전을 던져 정의로운 인격과 악한 인격 중 어느 인격을 따를 것인지 정한다.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포에버'(1995)에서 토미 리 존스가 투페이스를 연기했는데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투페이스의 캐릭터를 잘 살린 영화는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인데, 에런 엑하트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다. 이 영화에서 하비 덴트는 브루스 웨인의 소꿉친구라는 설정이다. 
◆리들러 
본명은 에드워드 니그마로 전자 공학자 출신이다.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는 그는 초록색 의상이 트레이드 마크다. 
이 캐릭터는 '배트맨 포에버'(1995)에서 짐 캐리가 보여준 강렬한 연기로 기억된다. 광기가 가득한 인물로, 짐 캐리의 요란하고 코믹한 캐릭터가 그대로 살아있다. 짐 캐리의 리들러가 강렬해서인지, 이후 '배트맨' 시리즈 실사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eujenej@osen.co.kr
[사진] '다크 나이트', '배트맨', '배트맨 리턴즈', '배트맨 포에버',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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