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꽃청춘’, 이제 시청자 용서만 남았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30 18: 01

 아프리카 여행 도중 출연자들의 흥 오른 장난으로 날선 시선을 받은 tvN 예능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의 비매너 논란 사태가 우여곡절 끝에 봉합됐다. 한국 문화에 낯선 외국인들 앞에서 속옷을 벗어 흔들어 이른바 ‘똘기만발 일탈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꽃청춘’이 30일 진행된 제12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위원장들에게 ‘권고’ 조치를 받으면서 논란이 마무리됐다.
이날 의견을 종합한 끝에 권고 3표, 주의 2표, 문제없음 1표가 나왔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권고’로 최종 의결됐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보면 ‘꽃청춘’이 27조 품위유지를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보는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제가 아닌, 앞으로 조금만 더 시청자들의 입장을 기울여주길 바라는 권고 조치를 공식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이제는 실망했던 시청자들이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고 너그럽게 바라봐줄 일만 남았다.

그간의 인기를 가늠해봤을 때 사실 이런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고 하지도 않았다. 길이길이 기록될 하나의 ‘사건’으로 남게 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하지만 ‘꽃청춘’을 아껴온 시청자들에게 남긴 후유증의 강도가 낮지 않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해 높은 관심과 인기를 받은 청춘들이 대중에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왔는데,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여행으로 들뜬 마음을 다잡지 못해 벌인 실수로 너그럽게 생각한 반면 반대 여론을 형성한 시청자들은 인기인으로서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며 차가운 목소리를 보냈다.
스타들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꽃청춘’은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솔직하고 가식 없는 모습을 충분히 담기 바랐을 터다. 드라마 대본처럼 캐릭터별 성격을 정하고 모든 장면을 연출한다면,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배치될뿐더러 제작진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어서다. 이날 나영석 PD는 치기어린 청춘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사전에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 ‘꽃청춘’ 논란이 방송계 전반에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의도치 않은 방송문화 논란의 최고 처방책은 결국 시청자들의 생각이라는 사실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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