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프로듀스101', 해피엔딩 될까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3.30 18: 00

이제 딱 22명이 남았다. 그리고 앞으로 11명을 더 떠나보내야 한다. 101명으로 시작해, '11명'의 최종 생존자만을 남겨야 국민 걸그룹 선발 프로젝트 Mnet '프로듀스101'의 이야기다.
시작은 우려반 기대반이었다. 일본의 걸그룹 AKB48 시스템을 떠올리게 하는 콘셉트, 연습생들의 꿈을 담보로 한 치열한 경쟁, '오디션의 생명은 끝났다'는 따가운 시선 등은 방송 전부터 걱정과 한숨만 유발했다. 방송이 진행 될수록 소속사 힘의 불균형이나 제작진의 의도적 편집으로 인한 분량을 꼬집거나 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공정성 논란'도 수차례 일었다.
그럼에도 '프로듀스101'은 단기간에 인기 프로그램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았다.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10년을 '꿈' 하나만을 움켜쥐고 버텨냈던 연습생들에게는 대중 앞에서 평가 받을 기회를 마련해줬다는 것 하나 만으로, (그 잔인성과는 별개로)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탈락한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소녀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고, 나아가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거듭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일부 탈락자들이 자극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데뷔'라는 꿈을 실질적으로 거머쥘 수 있다는 점도 매력요소였다.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우승 및 높은 성적으로 마무리되는 게 아닌, 10개월간 걸그룹으로 데뷔해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 여기서 Mnet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고자, 해당 걸그룹의 운영권을 YMC엔터에게 건넸다. 10개월간 4차례의 활동이 예정됐다.
사실상 '프로듀스101' 성공의 8할 이상은 참가 연습생들의 '땀'이 있기에 가능했다. 각종 우려와 논란을 불식시킨 것은 제작진의 해명이라기보다는, 연습생들의 노력과 그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한 몫 했다. 그들은 난생 처음 받아보는 박수에 힘을 냈고, 보이지 않은 터널을 걷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앞에 보이는 빛을 향해 한발 한발 정진했다.
물론 앞으로 그들이 넘어야할 과정은 여전히 많다. 22명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11명의 최종 멤버로 선발되어야 함은 물론, 이후에도 가요계 정식 데뷔와 활동을 통해 그들보다 먼저 데뷔한 수많은 가수들과 실전 경쟁을 또 다시 펼쳐야 한다. 그나마 11주간 함께 손을 잡고 경쟁한 동기들, 응원해준 팬들의 존재는 분명 큰 힘이 될 거라는 사실은 다행이다.
살아남은 11명 뿐만 아니다. 탈락한 90명의 연습생 역시 여전히 꿈을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 다시 프로 무대에서 '프로듀스101' 참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경쟁할 수 있다. 꿈을 붙들고 힘든 연습에 매진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 이것이야 말로 합격과 탈락을 불문하고 모든 연습생 당사자는 물론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가 바라는 '프로듀스101'의 해피엔딩 아닐까. / gato@osen.co.kr
[사진] 현재까지 생존한 22명의 연습생,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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