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집밥백선생2’, 초심 잃지 않았다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3.30 06: 58

첫 번째 시즌을 마무리하고 약 두 달, 재단장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온 ‘집밥 백선생2’이 초심에 힘을 실었다. 여전히 유용한 정보로 가득하면서도, ‘백선생’ 백종원이 요리 연구가를 넘어 실제 선생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덕이다.
지난 29일 tvN ‘집밥 백선생2’에서는 상견례 이후 첫 요리에 도전하는 백종원과 네 제자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백종원은 이번 시즌의 분명한 콘셉트를 밝히고 방송에 임했다. 그는 요리를 안 해 본 사람들의 주방 진출 길잡이가 되겠다며 ‘저 정도면 따라할 수 있겠다’ 싶은 요리들을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이전까지도 백종원이 출연한 ‘쿡방’은 생활밀착형 요리 정보로 시청자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여기서 더 어떻게 친절해질 수 있을까 싶었지만, ‘백선생’은 달랐다. 그는 두 번째 시즌의 첫 메뉴를 김치볶음밥으로 골랐는데, 그 이유를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김치볶음밥은 맛의 편차가 매우 적은 음식이라 요리 문외한들이 시도하다가 실패하더라도 버리는 일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게다가 김치만 맛있으면 기본은 할 수 있으니, ‘백선생’이 제공하는 간단한 ‘꿀팁’으로 맛을 끌어올리는 재미까지 보장된다는 것이다. 또 “방송을 보고 다음날 귀찮게 마트까지 나가지 않아도 냉장고만 열면 구할 수 있는 김치를 선택했다”는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이번 시즌은 작정하고 만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선생님이 성실하니 제자들도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강력한 입담을 자랑하는 방송인들의 등장으로 예능적인 느낌이 강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집밥 백선생2’에는 실제 쿠킹 클래스를 방불케하는 학구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수첩과 펜만 있었다면 받아 적으면서 배울 기세였다. 특히 “어머니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는 52세 만학도 김국진의 열의가 대단했다. 단 한 번도 요리를 해 본 적 없는 김국진과 독설을 날리면서도 은근한 격려를 잃지 않는 백종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백종원은 모두가 알다시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주부’ 캐릭터로 인기를 끌며 ‘쿡방’의 본격적인 열풍을 주도했다. 수많은 ‘쿡방’들이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가운데 그가 출연하는 요리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사랑받았다. 그 이유는 초심에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요리 실수를 자책하는 제자들에게 “나도 똑같았다. 대신 모든 걸 연구했다. 방송이 끝나고 나면 나와 실력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제자들에게 뻔한 맛평가를 유도하기 보다 냄새를 통해 식재료를 잘 다룰 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 주는 모습 역시 ‘백선생’의 ‘쿡방’에서만 볼 수 있는 훈훈한 광경이다.
방송 말미 PPL임이 분명한 포장 김가루가 등장한 순간에도 “김가루가 없으면 조미김을 잘라 쓰시면 된다”며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니, 백종원 없는 요리 프로그램은 이제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가 네 제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요리에 대한 열정을 ‘집밥 백선생2’에서 유감 없이 펼치길 바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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