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몬스터' 처음 보는 이기광, 치명적이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3.29 12: 08

사실 이기광이 이렇게 잘해낼 줄 몰랐다. 귀여운 눈웃음을 흘리면서 누나들의 마음을 잡았던 소년이, 전에 없던 폭군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마냥 귀엽기만 할 것 같았던 배우 이기광의 영리한 변신이다.
이기광은 지난 28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여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를 통해 낯선 모습을 보여줬다. 연기하는 이기광이 낯선 것이 아니라, 그가 맡은 이국철이 그랬다. 싸늘한 눈빛과 냉랭한 말투. 그리고 불안한 심리. 밝은 에너지를 풍기던 이기광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는 시도였다. 오롯이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게 된 이기광의 매력이 꽤 치명적이다.
결과는 성공적. '지붕 뚫고 하이킥'의 강세호도, '나도, 꽃!'의 조마루도, '미세스탑'의 이세원도 없었다. 이기광은 '몬스터'를 통해서 완벽하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트레이드마크인 눈웃음을 빼고 웃음기 없는 모습으로, 냉기가 흐르는 이국철은 곧 이기광 자신인 듯 높은 싱크로율로 몰입을 높였다.

이국철은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시력까지 잃은 후 늘 불안에 쫓기는 인물이다. 이모 정만옥(배종옥 분)이 부모를 죽이고 언제 자신까지 죽일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떨면서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또 누구에게도 다가가지 않았다. 싸늘한 눈빛과 말투는 그가 입은 상처로 인한 것.
시력을 잃고 한 순간에 삶까지 잃어버릴 처절한 캐릭터는 이기광의 연기로 섬세하게 탄생했다. 이기광은 이국철의 복잡한 내면을 눈빛에 담아냈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듯 공허하면서도 내면의 아픔을 담아낸 이기광의 눈빛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흔들리는, 공허한 눈빛에 담긴 캐릭터의 깊이가 새삼 놀라웠다. 시각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이기광은 기대 이상의 연기로 캐릭터의 감정을 훌륭하게 전달했고, 배우로서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또 차정은 역의 이열음과의 호흡에서는 풋풋한 로맨스가 양념처럼 재미를 높였다. 누구에게나 차갑고 냉정한 이국철이지만 차정은을 만나면서, 그녀가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모습으로 믿음을 주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고 있는 상황. 누구보다 차갑지만 차정은에게 설레면서 묘한 로맨스를 써나가고 있는 둘의 관계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캐릭터를 맡아 변신을 시도하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입증해낸 이기광, 비스트가 아닌 배우로서의 성장도 더 기대된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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