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치인트'의 영화화, 쉽게 환영하지 못하는 이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3.28 14: 00

웹툰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이번엔 영화화가 된다. 뼈아팠던 드라마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제대로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8일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영화판 '치인트'는 영화 '내부자들'의 기획을 맡은 이동호 대표가 제작을 맡고 원작자 순끼 작가가 시나리오 집필에 참여할지를 논의 중이다. 남자 주인공 유정 역은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배우 박해진이 제의를 받은 상태. 박해진 측은 이날 OSEN에 "유정 역으로 제의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드라마 출연 당시 다른 배우들보다 일찍 출연을 결정 지었던 것과는 달리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해진은 '치인트' 방송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야 했다. 초반과 달리 현격히 줄어든 박해진의 분량은 '남주실종사건'이라 불릴 정도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또 후반부로 갈수록 유정 캐릭터가 원작과는 많이 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제작진과 박해진 측의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포상휴가 및 OST 속지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원작자인 순끼 작가와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순끼 작가는 직접 원작과 다른 느낌의 드라마가 제작되길 원했지만 드라마 측은 원작에 충실했으며, 그러는 동안 연락 한 통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하자 '드라마 대본의 철통보안'이라는 이유로 원작자인 자신에게도 6화 이후 공유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제작진은 황급히 사태 진압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원작과 드라마 팬들은 제작진을 불신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결말에 대한 갑론을박으로까지 이어졌다. 원작 속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만족할만한 새로운 결말을 그리지도 못했기 때문. 여주인공의 교통사고, 뻔한 삼각관계, 막장급의 복수, 갑자기 모든 짐을 떠안고 사라져버린 남자 주인공 등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드라마의 전형을 따라가며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과연 이것이 색다른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로 오랜 시간 웹툰으로 사랑 받아왔던 '치인트'가 맞나 싶을 정도. 결국 '치인트'는 원작 팬들이 싱크로율 100%라 부르며 환영했던 박해진을 캐스팅해놓고도, 또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용두사미'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웹툰의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는 또 다시 환영 받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 물론 영화판 '치인트'는 다를 수 있다. 특히나 '내부자들'을 성공적으로 영화화한 경험이 있는 제작 관계자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에 만약 순끼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박해진이 유정 역을 맡게 된다면 승산이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영화 제작에는 드라마보다 더한 부담감이 자리할테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판 '치인트'가 보란듯이 우려를 뒤엎는 반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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