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요정 오달수 마음이 흔들릴 때, 천만이 된다[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3.27 10: 38

 “재밌자고 하는 소리인데 응해줘야 하지 않겠나요?”
배우 오달수(47)가 말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에는 항상 그가 있다는 말에서 비롯한 수식어인 ‘천만요정’에 대한 반응이었다.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모두가 요정이라고 불러주니 진짜 자신이 요정이 된 것만 같다는 너스레를 떨던 그였다. 목소리로만 출연한 영화 ‘괴물’마저도 천만 영화가 됐으니 관객들이 인정하고 직접 붙여준 별명이었다.
수많은 천만 영화를 탄생시켰던 그가 생애 첫 단독 주연작인 영화 ‘대배우’(감독 석민우)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대배우’는 대학로에서 아동극을 하던 20년차 무명배우 장성필(오달수 분)이 가족을 위해 세계적인 거장 깐느박(이경영 분)의 작품을 통해 영화에 뛰어드는 내용을 다룬다.

오달수는 석민우 감독과 인연이 남다르다. ‘올드보이’(2003), ‘박쥐’(2009) 등 거장 박찬욱 감독 작품에 조연출로 활동했던 석민우 감독이 오달수에게 적극적으로 프러포즈한 것. 이와 관련해 오달수는 “‘박쥐’ 때였으니 10년 가까이 됐다. 오래된 약속일수록 꼭 지켜줘야 한다”며 의리를 드러냈다.
오달수는 이처럼 의리로 작품을 선택한 것은 박찬욱 감독 외에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 역시 여느 배우들이 그렇듯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한다. 그중에서도 천만 영화는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것 같다는 말이 솔깃했다.
그는 “‘7번방의 선물’(2013)할 때였다. 이환경 감독에게 천만될 것 같다고 했다. ‘형님 말씀만 들어도 힘이 된다’고 하더라. 이런 영화가 천만이 안 되면 어떤 게 될까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도저히 눈물이 나서 못 읽겠더라. 감이라기보다는 드라마로 승부하는 작품들 중 제 마음을 흔드는 것들은 잘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마음이 흔들렸던 것처럼 ‘7번방의 선물’은 1281만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첫 단독 주연작인 ‘대배우’는 어떨까. 오달수는 “천만까지는 아니다”는 겸손한 말과 더불어 마음을 울리는 감동 포인트를 전했다. 잠시 떠올리던 그는 “제일 울컥했던 장면이 진경(지영 역) 씨가 휴대전화를 볼 때였다. 자기남편의 이름이 ‘대배우’라고 찍혀있지 않나. 읽을 때부터 울컥하더라”며 관객들도 놓치지 않고 이에 공감해주길 바랐다.
이번 작품을 위해 그동안 안했던 눈물 연기도 도전했다. 그는 “아마 영화하고 처음 눈물을 흘려보는 것 같다”며 “저에 대해 많은 감독님들이 코미디 연기를 원하셨을 거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저도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만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잘하는 걸 하는 게 맞는 거긴 한데.(웃음) 이런 진중한 연기도 간만에 해보니까 해볼 만하다 싶었다”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소감을 전했다.
동시에 이번 영화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달수가 사는 세상을 비롯해 배우들과 감독, 이쪽 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세상이다. 이와 관련해 동료들의 반응이 유독 신경 쓰이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배우들은 재밌게 잘 보지 않을까 싶다. 윤제문 씨의 역할인 설강식은 극중 이병헌이 영화에서 했던 역할을 하기도 하고 공감할 요소가 많다. 이쪽 계통의 사람들은 재밌게 볼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자신도 배우이다 보니 여기에 “만약 연기를 보면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나오면 오달수가 나온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포커스가 아무래도 ‘천만’에 맞춰지고 있다. ‘천만요정’이 겪어야 할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에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도 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오달수에게 직접 ‘대배우’를 즐기는 법이 있다면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차분한 말투의 그는 “제가 본 소감으로는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꿈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의 이야기도 나오고 여러 가지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락영화도 아닌데 즐기게 되더라. 영화를 감상하시고 뭔가 하나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으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제가 제 영화를 본 소감은 그렇다”며 관객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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