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돌’ 갓경규·명수옹, 이 조합이면 ‘1인자’도 거뜬하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3.26 06: 50

이경규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유느님도 못해낸 박명수 ‘1인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보기 좋게 성공해낸 것. 날이 갈수록 더욱 물오르는 두 사람의 케미에 시청자들 역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이경규는 ‘박명수 1인자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컴퓨터와 오목 대결을 준비했다. 이에 박명수는 지난 방송 때부터 김종수 5단에게 스킬을 전수받고 홍진호와 예선을 펼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춘 상태.
이날 박명수는 컴퓨터와의 대결을 앞두고 정장까지 갖춰 입은 모습이었다. 푸른 셔츠와 검은 정장이 이세돌마저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겉모습은 프로 기사 못지않았어도, 어쩔 수 없는 긴장감은 감출 수 없었다. 평소와 달리 장난치지도 않았고, 좀처럼 웃지도 않은 것.

오묘하게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마침내 대국이 시작됐다. 이경규는 김종수 5단과 함께 심판에 나서 매니저로서 박명수를 응원했다. 물론 ‘호통 경규’라는 별명답게 좀처럼 수를 두지 못하는 박명수를 보며 답답해하고 윽박지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첫 대국은 컴퓨터의 승리로 끝이 났다. 박명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긴장으로 굳어있던 몸을 풀었고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다시 오목판 앞에 앉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대결을 역시 쉽지 않았다. 이경규는 또 다시 패배한 박명수를 보며 “이런 패배는 뭐라고 부르냐"고 물었고, 김종수 5단은 “완패다 완패“라고 답해 박명수에게 굴욕을 안겼다.
긴장감 없는 3연패에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스태프들 역시 하나 둘 외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전은 바로 이때 발생했다. 오랜 고전 끝에 드디어 컴퓨터의 약점에 눈에 띈 것. 이에 이경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명수에게 훈수를 뒀고, 이에 그가 기대고 있던 책상까지 무너져 내렸다.
마침내 박명수는 4국 만에 첫 승을 거두며 그야말로 인간 승리의 기록을 세웠다. 경기 내내 굳어있던 박명수도 그제야 환히 웃어 보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이를 주도한 이경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벅찬 모습이었다.
이후 이경규는 인터뷰를 통해 “박명수 씨가 저를 믿고 오늘 하루 종일 오목을 뒀다. 불굴의 투지로 기적을 쓴 박명수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어색하고 불편해했던 처음도 잠시, 이제는 제법 매니터 태가 나는 그의 모습에서 방송 경력 40년의 연륜이 느껴졌다.
‘1인자 만들기’는 장난처럼 시작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 이루고자 한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는 이경규와 박명수의 모습은 그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성공 여부를 떠나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이끌며 일당백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후배 박명수와의 케미도 한껏 살리는 이경규의 활약이 새삼 대단할 뿐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나를 돌아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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