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형님’, 강호동이 밝힌 고민과 시청률 그리고 황치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3.25 10: 00

방송인 강호동이 비지상파 JTBC에서 처음 선보인 ‘아는 형님’을 4개월여 동안 끌고 가면서 느낀 고민과 저조한 시청률, 그리고 중국 활동으로 자리를 비운 황치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강호동은 지난 24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JTBC ‘아는 형님’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예능 트렌드에 맞게 캐릭터에 변화를 줘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등 솔직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호동이 JTBC 예능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그를 향한 기대가 컸다. JTBC가 그간 독특하고 신선한 예능을 선보인 만큼 강호동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였다. 그리고 강호동은 기대했던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예능에서는 강호동이 메인 MC로 스튜디오 중앙에 서있었지만 ‘아는 형님’에서는 아니었다. 첫 방송에서는 끝자리에 앉기도 했고 김희철에게 중앙 자리를 내줬다. 강호동은 “가운데 서면 옛날 방식이라고 무시해서 요즘 애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봤는데 별거 아니더라. 내가 잘할 자신 있다. ‘정신승리대전’에서 중앙에 서서 했지만 또 바뀌었다”며 웃었다.
또한 ‘아는 형님’에서는 강호동이 항상 카리스마 있게 동생들을 업고 갔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동생들에게 당하고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 받았다. 강호동이 조금은 자신을 내려놓은 모습은 꽤 색달랐고 재미있었다. 물론 강호동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강호동은 “시청자들의 기대도 크고 ‘1박2일’이라든지 여러 프로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왔다면 새로운 환경, 새로운 트렌드에 ‘내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야 하나’, ‘어떤 패턴이 유행하나’ 등의 생각을 했다. 정답이 없는데 흐름에 이끌려 가보자라는 생각에 소리도 지르고 그랬는데 옛날 방식이라고 무시하더라. 그런데 다시 이끌어가고 소리도 지르려고 한다. 이런 진행을 살려보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옛날 방식이라고 놀리니까 위축되는 게 있었다. 그래서 책도 많이 보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했는데 결론이 없다. 좋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내 생각을 믿어야 하고 내가 귀엽다고 믿어야 하더라. 내 스스로 웃기니까 귀엽게 보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새로운 예능에 도전하며 그의 고민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강호동이 ‘아는 형님’을 하며 기존에 비해 변화가 있다는 건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했던 이수근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과거 강호동 진행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영철이나 이상민도 동의하는 변화였다.
이수근은 “예전에 한창 강호동과 했을 때 맏형 이미지와 중심에 있는 이미지가 강해서 출연자들도 강호동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출연자들이 지쳐있는 모습을 싫어하고 짜임새 있는 걸 좋아했다. 비어있는 시간을 싫어했는데 요즘엔 여유가 있어진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의 생각보다는 동생들 생각을 들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자꾸 다른 사람들이 ‘옛날’ 거라고 하는데 나는 좋다”고 했다. 이에 강호동은 “동생들 얘기를 많이 듣고 기회를 줬는데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철은 “‘강심장’ 할 때만 4~5시간 녹화 하는데 요즘엔 쉬는 시간이 많아졌다. 쉬는 시간에 당이 떨어졌는지 그렇게 많이 드신다. 식성은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농담했고 이상민은 “‘천생연분’에서 보고 이번에 처음 같이 하게 됐는데 한 2주 정도 적응 못했다. 다른 출연자들이 강호동에게 대들 때마다 내가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당하기만 해서 호동이 형 색깔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하자 강호동은 “앞으로 부셔버리겠다”고 받아쳤다.
‘아는 형님’은 첫 방송 시청률이 1.809%(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시작했지만 최근 주춤해져 있는 상황이다. 강호동은 “예전에 잘 됐던 예능도 있었고 스스로 실망스러웠던 프로그램도 있는데 돌이켜보면 제작진과 시청률이 잘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고민하거나 상의해본 적이 없다. 출연자가 깊이 분석하면 제작진과 혼돈에 빠질 수 있어서 시청률이 잘 나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제작진을 끝까지 믿고 신뢰한다. 최선을 다해서 그 길을 갈 예정이다”고 제작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내비쳤다.
그리고 ‘아는 형님’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강호동과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던 황치열이 없다는 것. 중국판 ‘나는 가수다’ 촬영으로 최근 ‘아는 형님’에서 황치열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강호동과 황치열은 사투리로 주고받고 강호동의 개인 리액션 담당이라고 할 만큼 강호동이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황치열이 폭발적인 리액션을 해 재미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의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강호동은 “황치열이 예능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나도 그래서 둘이 잘 맞는다. 황치열과 사투리로 얘기하는데 진한 사투리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는 게 손실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아는 형님’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JTBC ‘아는 형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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