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태후' OST의 독식? 자존심 세울 ★가수가 필요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3.24 17: 31

MBC '무한도전'이 가니 엠넷 '쇼미더머니4'가 왔고, 이들이 시들해지니 tvN '응답하라 1988'이 등장했다. 해가 바뀐 올해에는 조금 달라지나 싶었더니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엄청난 아우라로 싹쓸이했다. 
방송가 이야기가 아니다. 가요계 음원 차트 현상이다.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들과 '쇼미더머니4' 발표곡들이 가요계 음원 차트마저 독식했던 지난해. 가수들은 기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 
하반기엔 '응답하라 1988' OST곡이 각종 차트 상위권에서 '줄 세우기' 진풍경까지 자아내며 드라마의 신드롬을 뒷받침했다. 그리고 현재는 '태양의 후예' OST가 음원 차트를 장악하고 있다. 

그야말로 독식이다. 24일 오전 10시 기준, 다비치의 '이 사랑'을 비롯해 거미의 '유아 마이 에브리싱', 매드클라운X김나영의 '다시 너를', 케이윌의 '말해! 뭐해?', 첸X펀치의 '에브리타임', 윤미래의 '얼웨이즈'가 멜론 차트 1위부터 6위까지 접수한 상황. 
이날 발표된 린의 '위드 유'까지 12위에 올라 있으니 발표된 7곡 모두 음원 차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모양새다. '태양의 후예'가 예고한 정식 OST곡은 모두 10곡. 앞으로 3곡이나 더 남아 있다. 
3월 하순과 4월, 컴백을 예고한 가수들의 관계자들은 '태양의 후예' OST 때문에 이미 음원 차트 1위를 반 포기하기도. '어차피 1위는 태양의 후예 OST'라는 말까지 나온 요즘이다. 
이쯤 되니 가수들의 자존심이 구겨지고 있다. 화제의 TV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음원 차트 상위권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마마무, 이하이, 장범준, 여자친구 등이 살아남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TV가 음원 차트를 먹었을 때 가수들로서는 피하거나 정면대결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컴백 일정이 꼬이거나 애써 공들인 결과물이 무참히 묻히는 일도 허다했다. 안방을 내준 가수들은 속상할 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TV 핑계 대지 말고 가수들이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 가요 역시 문화의 하위 콘텐츠일 뿐이다. 이번 '태양의 후예' OST가 음원 차트를 접수한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스타 가수가 탄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맞는 말이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의 OST 등이 화제성을 띄는 요즘을 인정하되 가수들 스스로 더 좋은 음악을 들고 리스너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좋은 음악은 분명 음악 팬들의 '폭풍 클릭'을 불러일으킬 터. 
지난해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4' 음원의 차트 장악을 깨부순 건 신인 아이콘의 선 공개곡 '취향저격'이었다. 음악성, 대중성, 화제성, 트렌디함 모두를 품은 결과였다. 
우는 소리는 그만, 막강한 벽을 뛰어넘을 스타 가수가 다시 한번 절실히 필요한 가요계다. 아이콘의 경우처럼 분명 '태양의 후예'의 독식을 무너뜨릴 가수들이 존재하기에 희망을 품어 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T 앨범 재킷, OSEN DB, Y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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