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태후' 경보? 신곡들 설 자리가 없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3.24 07: 06

OSEN=선미경 기자] 해마다 3월이면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과 대결하면 됐지만, 올해는 다르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가수들은 드라마까지 상대하게 됐다. OST가 차트 줄세우기를 달성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주요 음원차트를 점령한 것.
요즘 점차 컴백 가수들이 많아지는 봄이 왔지만, 음원차트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은 '태양의 후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는 1위부터 6위까지 '태양의 후예' OST가 줄을 세웠고, 앞으로 4곡이 더 발표될 예정이라 이 기세로만 간다면 TOP10까지 모두 '태양의 후예'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멜론뿐만 아니라 지니,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등에서도 23일 오전 8시 기준, '태양의 후예' OST가 적어도 다섯 곡이 연속으로 순위에 올라 있다.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발표한 곡 '같은 곳에서'와 갓세븐의 신곡 '플라이' 등이 종종 사이에 끼어 있지만, 요즘 음원차트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태양의 후예'다. 신곡들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시간도 매우 짧은 편이다.

과거에도 물론 드라마 OST가 신곡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하지만 멜론에서 줄세우기를 달성할 정도로 모든 곡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다. 이는 그만큼 대중이 드라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고, 꾸준한 인기를 보면 음악의 완성도가 높다는 증거다.
이 어마어마한 파급력이 가요계에 미치는 힘은 상당했다. 결국 올봄 신곡을 발표하는 가수들은 '벚꽃엔딩'이 아닌 '태양의 후예'를 두려워하게 됐다. '벚꽃엔딩' 역시 10위권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잘 만든 드라마 OST와도 경쟁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피하고 싶은 대진표다.
음원차트뿐만 아니라 사실상 가요계의 이슈도 대부분 '태양의 후예'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의 파급력이 워낙 크다보니까 연예계의 모든 이슈가 '태양의 후예'와 송중기, 그리고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쏠렸다. 어떤 가수의 컴백이 아닌, 새로 나올 드라마 OST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이목이 '태양의 후예'에 집중되고 있어 가요계는 별다른 이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OST까지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 정도라 사실 신곡 발표가 조심스럽기도 하다. 물론 그만큼 더 좋은 곡을 만들면 된다고 하겠지만,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경우"라고 한숨 쉬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좋은 곡을 발표하지만, 신곡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면서 찾아서 듣지 않는다는 것. 드라마에 대한 이 정도의 열광적인 인기가 유지된다면 '태양의 후예'가 종영할 때까지는 혹은 그 이상으로 길게 신곡들이 휘청일 것으로 예상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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