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육룡’ 명품 엔딩, ‘뿌나’ 송중기가 생각난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3.23 09: 07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4년 전 방송됐던 ‘뿌리 깊은 나무’의 전 이야기를 하겠다는 기획의도가 충실히 담긴 ‘명품 엔딩’으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제작진이 무려 50부까지 할 이야기를 차근차근 준비했다는 것을 두 드라마의 연결고리가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 이상 단단했다는 것을 마지막 회에 여실히 드러났다. 두 드라마의 교차점이 된 마지막 회가 6개월간 정들었던 ‘육룡이 나르샤’를 떠나 보내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종영한 ‘육룡이 나르샤’는 그토록 왕이 되고 싶었던 이방원(유아인 분)이 외로이 왕좌를 지키는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특히 이방원이 사랑했던 가상의 인물인 분이(신세경 분)가 세월이 흘러 한양에 당도한 후 이방원의 아들인 세종이 창제한 한글을 마주하며 정도전(김명민 분)을 추억하는 모습은 한글 창제 속 암투를 다뤘던 ‘뿌리 깊은 나무’의 접점이었다.
무휼(윤균상 분)과 이도의 첫 만남 역시 흥미로웠다. 가히 100명의 무사도 대적할 수 있는 조선 제일검, 이 대사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이도를 연기했던 송중기가 이방원 역의 백윤식과 맞서면서 했던 대사였다. 그리고 무휼은 이도를 지키기 위해 “무사 무휼”을 외쳤고, 이 장면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수차례 등장했다. 무휼과 어린 이도의 첫 만남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나왔던 대로 이방원에 의해서였고, 무휼은 이방원과 달리 자신을 놀리지 않을 것 같다는 부푼 기대가 담긴 농담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뿌리 깊은 나무’에서 무휼은 왕이 된 이도(한석규 분)에게 늘 놀림을 당했다.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했던 인물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드디어 같은 시대가 됐음을 보여주며 마무리한 ‘육룡이 나르샤’. 정도전과 사상은 달랐지만 그를 존경했던 이방원, 그리고 이방원은 아들인 세종 이도에게서 자신은 용납할 수는 없었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던 정도전과 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뿌리 깊은 나무’ 2회에서 어린 이도(송중기 분)와 이방원(백윤식 분)이 가치관의 차이로 대립하던 순간의 배경이 ‘육룡이 나르샤’ 마지막회에 다뤄졌다. 두 드라마는 그렇게 끝과 처음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있었고 두 드라마를 모두 본 시청자들에게는 크나큰 흥밋거리가 됐다.
‘육룡이 나르샤’ 어린 이도의 모습에서 정도전과 분이와의 교차점을 눈치채고 씁쓸하면서도 대견해 하는 이방원, 훗날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면서 다름을 인정했던 ‘뿌리 깊은 나무’ 이방원과 어린 이도. 두 드라마 속 배우들은 달랐지만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공통의 이야기가 있기에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높아졌다. 두 드라마 모두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집필했고 ‘육룡이 나르샤’ 제작 당시부터 ‘프리퀄’을 다루겠다고 공언했기에 촘촘히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개연성을 놓치지 않은 제작진의 역량을 감탄하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뿌리 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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