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냉장고를 부탁해’=눈물의 ‘인간극장’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3.24 15: 07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참 묘한 예능이다. 긴장감 넘치는 대결과 배꼽을 잡게 만들 정도로 웃기는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순간이 있다. 이는 게스트들과 셰프들에게도 해당된다.
방송에서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 없었던 게스트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하고 그간 연패로 마음 고생을 했던 셰프가 첫 승을 거두고 감격적인 눈물을 흘리는 등 그들의 ‘인간극장’을 보는 것 같다.
이는 아무래도 게스트들의 생활과 스토리가 담긴 냉장고를 다루고 때론 우승하고 때론 패하는 셰프들의 대결 히스토리를 담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 점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는 ‘인간극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게스트의 냉장고를 살펴보면 식성이 어떤지 평소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게스트를 챙기는 부모의 마음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8일 방송에 출연한 래퍼 쌈디는 방송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쌈디의 어머니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아들을 위해 삼계탕부터 갈비탕까지 모두 정성스럽게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놓았다. 그리고 최현석과 홍석천이 냉동실에 있는 음식을 이용해 요리했고 쌈디는 이들의 요리를 먹고는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이들의 요리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며 그동안 어머니의 보살핌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했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흘리는 그의 눈물에 홍석천을 비롯해 이연복, 김성주도 눈물을 보였다.
지난 21일 방송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제시가 어머니가 영상을 통해 자취하며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딸을 걱정하며 건강에 좋은 요리를 부탁하는 걸 보고 눈물을 흘렸다. 딸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져 시청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줬다. 이처럼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들이 편하게 자신, 그리고 가족의 얘기를 하고 셰프들이 이를 요리에 담아내는 등 같이 감정을 공유하는 매력이 있다.
또한 정호영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후 처음으로 우승했을 때도 감동의 순간이었다. 지난해 10월 셰프군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는 상대 셰프의 연패를 끊어준데 일등공신이라고 불릴 만큼 연패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타블로, 쌈디 방송에서 이찬오와 대결에 나선 정호영이 타블로에게 선택 받으며 출연한지 3개월여 만에 드디어 첫승을 따냈다.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결국 정호영은 눈물을 왈칵 쏟으며 “새해에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보다 첫승하라는 인사를 더 많이 받았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간 힘든 시간을 보내왔던 걸 아는 셰프들은 그의 첫승에 축하와 함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홍석천과 이연복도 눈물을 흘렸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냉장고 속 식재료가 단순히 식재료가 아니라 게스트들의 스토리를 담겨 있고 셰프들과 MC들이 이를 함께 공유하는 것은 물론 셰프들의 아름다운 칠전팔기를 그리고 있어 한 편의 ‘인간극장’과도 같은 방송이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