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나를 돌아봐’, 위기도 기회로..오래 해먹어주세요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3.19 11: 30

“명수랑 같이 오래오래 해먹을 거야”
이경규가 박명수와 함께 오랫동안 KBS 2TV ‘나를 돌아봐’를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명수 역시 “경규형이랑 방송하는 게 너무 재밌다”라며 동조했다. 이들의 모습을 오래 보고 싶은 건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
두 사람은 조영남과 김수미의 하차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 팀이 됐다. 예상대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빵 터졌다. 이경규와 박명수의 ‘케미’가 기대 이상이라는 것. 위기마저 기회로 바꾼 ‘나를 돌아봐’의 기획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를 돌아봐’는 방송 초반부터 위태로운 순간이 많았다.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불렸던 제작발표회와 최민수의 PD 폭행 논란, 조영남과 김수미의 하차까지 한 프로그램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터지며 폐지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이 위기들은 기회로 바뀌었다. ‘나를 돌아봐’의 빠른 피드백과 뛰어난 학습효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은 물론, 잭슨·박준형, 박명수·이경규라는 신선한 조합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현명함을 발휘했다.
특히 스타와 매니저의 역할로 만난 박명수와 이경규는 본 적 없는 그런 ‘케미’로 매회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두 사람이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오랜 시간을 함께한 선후배인 만큼 자신이 불리할 때마다 폭로하는 과거 에피소드 역시 이들만이 할 수 있는 개그였다.
잭슨과 박준형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SBS ‘룸메이트’로 먼저 인연을 맺은 만큼 형제처럼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이들은 25살의 나이차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찰떡같은 궁합과 서툰 한국어로 인한 말실수들로 이경규 박명수 팀과 함께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조우종과 송해는 ‘나를 돌아봐’에서 유일하게 감동 코드를 유지할 수 있는 팀이다. 올해로 90세를 맞은 송해와 손자뻘의 조우종의 어색한 케미가 의외의 재미를 제공했고, 송해의 버킷리스트 작성과 63년 만의 결혼식은 높은 시청률과 함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처럼 ‘나를 돌아봐’는 멤버들끼리의 끈끈한 우정과 예능 프로그램답게 웃음에 충실한 연출, 약간의 감동 코드가 가미돼 심야시간대에 마음 놓고 보기 편한 방송 중 하나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들의 조합은 이 프로그램만이 가지는 장점이기도. 부디 오래오래 해먹으며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책임져주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나를 돌아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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