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박철민, 유쾌한 애드리브 뒤에 가려진 아픔[종합]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3.19 09: 53

 배우 박철민은 정말 겸손했고 유쾌했다. 그러나 그런 박철민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8년 전부터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보살피고 20여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형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박철민의 또 다른 얼굴을 보게 됐다.
19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박철민이 어린아이가 된 어머니를 보살피는 모습과 넘치는 야구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보여줬다.
박철민의 어머니는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이날 박철민은 어머니를 모시고 절에 갔다. 박철민의 어머니는 8년전 쓰러지신뒤로 점차 기억을 잃고 있기에 아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노래 '칠갑산'은 또렷하게 기억하며 박철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박철민은 어머니의 노래를 듣고 펑펑 울었다.

박철민의 형은 어린 박철민에게 연기의 꿈을 꾸게 하여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23년 전 아리랑치기를 당해서 이른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박철민은 힘들 때나 어려울 때 항상 이곳을 찾아서 형에게 모든 것을 토로한다고 밝혔다.
박철민은 아직도 연기에 목말랐다. 새벽 3시-4시에 땅을 뒹굴며 액션 연기를 하면서도 꼼꼼하게 자신이 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챙겼다. 아직도 자신의 연기가 부족하다고 말하며 나이 50이 돼서 새로운 연기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박철민은 배우로서 치명적인 약점인 암기력을 가지고 있다. 박철민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드립을 들고 나왔다. 박철민은 "처절하게 대사를 외우다가 살짝 방향을 튼 것이 애드립이다"라며 "수백 번 시도 한끝에 방향을 살짝 틀어서 나온 결과물이라서 애드립을 잘한다는 게 자랑할 일도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철민은 40대가 돼서야 배우로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오랜 시절 무명배우로 지냈기에 촬영현장에서 대사가 적은 후배 배우들에게 애드립을 직접 지도하기도 하면서 그들의 설움을 함께 나눴다.
박철민과 야구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박철민이 야구를 생명처럼 여기는 것도 과거 건강 이상으로 쓰러졌을때 야구를 통해서 건강을 찾아가 때문이다. 촬영으로 바쁠 때도 밤에 운영하는 야구장을 찾아 연습할 정도로 그의 야구 사랑은 대단했다. 박철민은 집에도 수많은 야구 유니폼을 가지고 있었고, 야구의 전설 이종범, 양준혁과 함께 야구 시합을 하기도 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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