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은 어떻게 지상파 자존심이 됐나 [아듀 육룡이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3.22 06: 59

'육룡이 나르샤'가 6개월의 대장정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총 50회 중 단 1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것. 이미 알려져 있는 역사적 사건을 영리하게 비튼 '육룡이 나르샤'는 방송 내내 명품 사극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월화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철혈군주가 되는 이방원(유아인 분)이 중심이 된 육룡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팩션 사극이다. 육룡인 이성계(천호진 분), 정도전(김명민 분), 이방원, 이방지(변요한 분), 분이(신세경 분), 무휼(윤균상 분)은 썩어빠진 고려를 뒤엎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손을 잡은 인물들이다.
이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의 조선 건국 이야기는 지금까지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너무나 많이 다뤄졌던 역사적 사건이다. 유동근이 이방원 역을 맡았던 KBS 1TV '용의 눈물'이나 최근 방송된 '정도전'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명품 사극이다. 이에 '육룡이 나르샤'는 방송 직전 '또 이방원이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등을 통해 작품성과 시청률까지 모두 잡은 '사극 대가'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을 적절하게 섞어낸 예측불허의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매회 선사하고 있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국민에게 국가의 존재는 무엇인지, 각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그러다 보니 위화도 회군, 선죽교 비극, 왕자의 난 등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촘촘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이는 곧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돕는 역할을 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방원에 대한 해석이다. 그간 이방원은 드라마 속에서 악인으로 비쳐줬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예외였다. 그가 스승인 정도전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 이유가 구체적이면서도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 이는 절대 악인도, 절대 선인도 없는 '육룡이 나르샤' 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위화도 회군, 선죽교 비극, 왕자의 난 등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들이 기대를 뛰어넘는 명장면으로 재탄생돼 안방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안겼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역시 '육룡이 나르샤'를 보는 재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호진, 김명민, 유아인 등은 매회 연기 경연이라도 벌이는 듯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다. 정도전이 죽는 순간 내뱉었던 "고단하구나 방원아"라는 단 한마디는 김명민의 연기 내공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유아인은 매 순간 그가 왜 이방원이어야 하는지를 증명해내고 있다. 이들 외 신세경, 변요한, 윤균상, 민성욱, 정유미, 박해수, 진선규 등 배우들의 구멍 하나 없는 연기는 극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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