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첫방 ‘베이비시터’, '땜빵' 드라마라기엔 아깝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15 06: 55

 ‘무림학교’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틈새를 메우기 위해 편성된 ‘베이비시터’가 '땜빵' 드라마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 1월 11일 20부작으로 시작한 ‘무림학교’는 저조한 시청률로 인한 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갈등으로, 예상치 못하게 16부작으로 조기 종영했다. 오는 28일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첫 방송을 하기까지 2주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4부작으로 ‘베이비시터’가 편성된 것이다. 기대하지 못했던 큰 재미를 안기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14일 방송된 KBS2 새 월화극 ‘베이비시터’(극본 최효비, 연출 김용수) 첫 회는 20대 베이비시터 장석류(신윤주 분)로 인해 부부 천은주(조여정 분)와 유상원(김민준 분)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모습이 그려졌다.

‘베이비시터’는 베이비시터로 들어온 젊은 여자에게 흑심을 품은 집주인 남자와 그의 아내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날 시작부터 음침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며 시선을 모았다.
은주는 결국 바람을 피운 남편과 베이비시터를 살해했다. 그녀는 자수를 앞두고 한 기자를 만나 사연을 풀어놓았다.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가는 역순행적 구성이 호기심을 높였다.
은주와 상원은 결혼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20대 연인처럼 애틋한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 모두 가정적이고 헌신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들 쌍둥이를 낳은 은주는 시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베이비시터 석류의 등장으로 그 행복을 유지하지 못했다. 남부러울 것이 없던 부부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식자 남이 된 것이다.
젊고 어린 석류는 매력적이었다. 흰 피부에 긴 생머리, 몽환적인 눈빛은 상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내 바보였던 그는 책을 읽던 석류의 요염한 자태에 홀렸고, 그 날 이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석류는 명문대 졸업 후 베이비시터로 일했지만 5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예술적으로도 지식이 풍부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었다.
결국 상원은 은주가 외출한 사이 석류를 방 안으로 끌어들여 스킨십을 시도하고 말았다. 처음에 석류를 집에 들인 은주도 남편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베이비시터’는 남녀의 불륜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지만, 감각적인 영상과 무거운 주제를 조화시켜 삼류 멜로물을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독특한 카메라 앵글로 보는 재미를 높였는데, 밝고 환하면서도 어두운 배경을 카메라가 충분히 살렸다. 그리고 상황에 어울리는 다양한 배경음악으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조여정 김상호 이승준 이원종 길해연 등 출연자들의 연기도 상투적이지 않았고, 주제 의식을 부각하며 감동까지 전달했다. 비록 4부작이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과 한 장면이라도 예사롭게 넘기지 않는 제작진의 앵글이 있는 한 ‘베이비시터’가 보여준 가능성은 희망적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베이비시터’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