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결혼계약’, 촌스러운 90년대 장르라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11 14: 38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은 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판타지, 스릴러, 액션 등 요즘 인기 있는 장르에 비해 구닥다리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인간사에서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일단 드라마 제목이 ‘결혼계약’이라는 것만 놓고 보면 어쩐지 80~90년대 느낌을 자아내 촌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제작진이 밝힌 기획의도를 보면 인생의 가치가 돈뿐인 남자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통 멜로드라마라고 소개한다.
지난 3월 5일 첫 방송에선 어머니를 살려야하는 외식업체 전략본부장 한지훈(이서진 분)과 죽은 남편의 1억 원대 빚을 갚아야하는 싱글맘 강혜수(유이 분)가 악연으로 얽히면서 목적을 갖고 계약 결혼을 하려고 결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각에서는 통속적 소재를 지적하며 흥행 면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2회에서 18.0%(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이 나왔는데 같은 날 시작한 SBS 주말극 ‘미세스 캅2’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되는 수치다. 아직까지는 의견이 분분해 ‘결혼계약’이 전작 ‘내 딸 금사월’이 기록한 34.9%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진민 PD는 “아주 단순하지만 깊은 사랑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돈으로 과연 사랑을 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지를 살피는 멜로드라마”라며 “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해보고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랑이 아닐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이야기 했다. 그가 선언했듯 ‘결혼계약’은 사랑과 결혼의 문제를 성찰하라고 제안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만을 선사할 수는 없었을 터다.
또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고정화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낀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 드라마가 그랬듯 여자와 돈에 있어서 쿨한 왕자 같은 재벌남,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초인적인 용기로 살아가는 캔디 같은 순수녀의 관계가 서스펜스가 많지 않아 결말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말 프라임 시간대 자리 잡은 ‘결혼계약’이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멜로드라마가 나갈 방향을 찾아주길 기대해본다./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