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제의 프리즘]亞 女축구 대세, 중국→북한→일본서 호주로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16.03.10 11: 37

아시아 여자축구의 대세가 바뀌고 있다. 중국→북한→일본으로 이어지던 대세가 호주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예상과 달리 호주와 중국이 2장의 티켓을 가져가고 세계 정상급인 일본과 북한이 출전권을 놓치는 이변이 연출됐다. 처녀 출전을 노렸던 한국 또한 이번에도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베트남을 포함 6개국이 풀리그로 펼친 이번 최종예선서 호주와 중국은 4차전까지 각각 4승, 3승 1무를 달리며 리우행을 확정지은 뒤 최종일 경기서 만나 비겼다. 이로써 호주가 4승 1무(승점 13) 중국이 3승 2무(승점 11)로 1, 2위가 됐고 일본이 2승 1무 2패(승점 7) 3위, 한국이 같은 1승 2무 2패(승점 5)인 북한에 골득실서 앞서 4위가 됐고 베트남은 5패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서 호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호주는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한 뒤 아시안컵서 2006년 준우승, 2010년 우승, 2014년 준우승 등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세계 무대서는 실적이 없는 데다 일본 북한의 존재로 인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월드컵에는 1995년 스웨덴 대회부터 2015년 캐나다 대회까지 6회 연속 출전했으나 4강에 든 적이 없다. 2015대회서 8강에 올랐으나 일본에 0-1로 패해 탈락했다. 월드컵보다 참가국 수가 적은 올림픽에는 2004년 아테네 대회 출전이 유일하다. 그것도 당시에는 오세아니아 대표였다.
이번 최종예선에 참가하기 전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도 일본(4위) 북한(6위)에 뒤지는 9위였다. 중국은 17위, 한국은 18위, 베트남은 29위였다.
호주는 이번 대회서 일본을 3-1, 북한을 2-1, 한국을 2-0, 베트남을 9-0으로 이겼고 이미 본선행이 확정된 상태서 중국과 1-1로 비겨 17득점 3실점을 기록, 공수에서 균형을 보였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지난해 월드컵 준우승국 일본이 베트남에도 1골을 내주며 10득점 7실점으로 베트남을 제외하곤 최다 실점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일본은 주전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대부분 30대라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했다.
북한은 베트남에 1-0으로 이기는 등 4득점 5실점으로 베트남을 빼곤 최소 득점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였다.
호주는 카이야 사이먼(17번, 25, 164cm)이 4골, 에밀리 반에그먼드(10번, 23, 179cm)와 미셸 헤이먼(16번, 28, 180cm)이 3골씩 넣으며 득점을 주도했으나 가장 뛰어난 공격수는 센추리클럽 멤버인 주장 리사 드배너(11번, 32)였다.
비록 1득점에 그쳤지만 드배너는 156cm의 단신임에도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들을 압도하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마치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전성기 때 뛰어난 스피드로 수비수들을 우습게 따돌리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한국전 선제골도 수비수 뒤에서 달리기 시작했음에도 앞서 나간 드배너가 볼을 잡아 골키퍼와 맞서며 연출됐다. 호주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지만 기량이 여전했다.
아시아 여자축구는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선두 주자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1991년 여자 월드컵 창설 대회를 개최한 뒤 1995년 스웨덴 대회서 아시아 국가 첫 4강 진출을 달성했고 여자축구가 처음 채택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1999년 미국 월드컵서 잇달아 준우승의 쾌거를 이룩했다.
중국은 청소년 무대에서도 2004년 U-19 월드컵(태국), 2006년 U-20 월드컵(러시아)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이후로는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북한에 내줬다.
북한은 비록 성인 무대에서는 4강 진입에 실패했지만 2006년 U-20 월드컵과 2008년 U-17 월드컵(뉴질랜드)서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FIFA 주관 대회를 제패하는 영예를 누렸다. 이어 2008년 U-20 월드컵(칠레) 준우승, 2010년 U-17 월드컵(트리니다드토바고) 4위,  2012 U-17 월드컵(아제르바이잔) 준우승, 2014 U-20 월드컵(캐나다) 4위 등 청소년 무대서 꾸준히 세계 정상권에 있다.
중국 북한이 해내지 못한 성인 무대 세계 제패는 일본이 해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서 4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세계 4강에 진입한 일본은 2010년 U-17 월드컵(트리니다드토바고) 준우승에 이어 2011년 독일 월드컵서 아시아 국가 최초의 우승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 자국서 열린 2012 U-20 월드컵 3위, 2014 U-17 월드컵(코스타리카) 우승, 2015 월드컵 준우승 등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으나 이번 올림픽 예선서 호주와 중국에 밀려 고배를 마시며 일본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한편 한국은 지소연을 앞세워 2010년 U-20 월드컵(독일)서 3위에 오르며 최초로 세계 4강을 달성한 데 이어 같은 해 여민지가 맹활약한 U-17 월드컵서 정상에 올라 한국 축구 사상 유일무이한 FIFA 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은 올림픽에는 아직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고 참가국 수가 더 많은 월드컵에만 2번 출전했다. 2003년 미국 대회서는 조별리그서 탈락했고 2015년 대회서 16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아시아 성인 무대서도 아직 우승한 적이 없다.
■ 역대 FIFA 여자 세계 대회 1~4위
1991 월드컵(중국) : 미국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1995 월드컵(스웨덴) : 노르웨이 독일 미국 중국
1996 올림픽(애틀랜타) : 미국 중국 노르웨이 브라질
1999 월드컵(미국) : 미국 중국 브라질 노르웨이-----쑨원(중국) MVP 득점왕(공동)
2000 올림픽(시드니) : 노르웨이 미국 독일 브라질----쑨원(중국) 득점왕
2002 U-19(캐나다) : 미국 캐나다 독일 브라질
2003 월드컵(미국) : 독일 스웨덴 미국 캐나다
2004 올림픽(아테네) : 미국 브라질 독일 스웨덴
2004 U-19(태국) : 독일 중국 미국 브라질
2006 U-20(러시아) : 북한 중국 브라질 미국
2007 월드컵(중국) : 독일 브라질 미국 노르웨이
2008 올림픽(베이징) : 미국 브라질 독일 일본
2008 U-17(뉴질랜드) : 북한 미국 독일 잉글랜드------이와부치 마나(일본) MVP
2008 U-20(칠레) : 미국 북한 독일 프랑스
2010 U-20(독일) : 독일 나이지리아 한국 콜롬비아
2010 U-17(트리니다드토바고) : 한국 일본 스페인 북한------여민지(한국) MVP 득점왕
2011 월드컵(독일) : 일본 미국 스웨덴 프랑스------사와 호마레(일본) MVP 득점왕
2012 올림픽(런던) : 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2012 U-20(일본) : 미국 독일 일본 나이지리아------김은화(북한) 득점왕
2012 U-17(아제르바이잔) : 프랑스 북한 가나 독일-----리은심(북한) 득점왕
2014 U-17(코스타리카) :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베네수엘라------스기타 히나(일본) MVP, 마쓰모토 마미코(일본) 우수GK
2014 U-20(캐나다) : 독일 나이지리아 프랑스 북한
2015 월드컵(캐나다) : 미국 일본 잉글랜드 독일
OSEN 편집국장 johnamje@osen.co.kr
[사진] 한국-호주전(위), 한국-중국전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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