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젠코 마티예비치, 자기 관리 철저한 '한국 가수'[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09 08: 08

 우리가 아는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52)가 이제 한국에서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하려한다. 이미 세계적인 가수가 됐지만 밖으로 더 뻗어나가 사람들과 노래로 소통하고 싶다는 밀젠코.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위해 국내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한 그는 지난달 28일 MBC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방송 사상 외국가수가 출연한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화제를 일으켰다. ‘과묵한 번개맨’으로 출연한 그는 라디오헤드의 ‘Creep’을 불렀고 이어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임재범의 ‘고해’를 기대 이상의 한국어 실력으로 열창해 놀라움을 안겼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한 번쯤 불러봤을 애창곡 ‘She's gone’의 원곡자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폭발적인 고음으로 무대를 압도했지만 안타깝게 EXID 하니에게 패해 탈락하고 말았다.
밀젠코는 8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복면가왕’ 출연에 대해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정말 재밌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이 부른 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의 OST 뮤직비디오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도 전했다.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선한 얼굴이 자연스럽게 웃음 짓게 만드는 훈훈한 외모였다. 많은 취재진의 관심이 낯선지 물을 마시며 매끄러운 애티튜드를 보여줬다. 이내 그의 진심 가득한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한국에 예상보다 오래 머무는 것 같다.
“5월에 공연이 있다. 그동안 머물면서 재미있는 일은 길거리에서 팬들을 만난 것이었다. (길거리에서도) 저를 알아봐 주셔서 굉장히 기뻤고, 즐거웠다. 이번 주에는 OST의 뮤직 비디오 촬영이 있어서 더 머물게 될 것 같다. 나중에 그 노래의 한국어 버전도 낼 것이다. 음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버전으로 낼 계획이다. 연인이 뮤비의 연인 캐릭터를 위해 방한했다.”
-한국 기획사와 계약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늘이 맺어준 기회다.(웃음) 한국의 기획사 사람들이 약속도 잘 지키고 해주기로 한 것도 모두 해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지금은 형제 같은 관계가 됐다. 한국은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사랑한다. ‘쉬즈곤’도 유명한 노래가 됐지 않나. 오면 정말 편안함을 느낀다. 또 사람들과의 소통도 잘 되기 때문에 한국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태어난 유고슬라비아와 활동한 미국-영국의 차이점이 있다면.
“유고슬라비이에서 떨어져 산 지 오래됐다. 우리는 음악적인 열정이 많고 그 열정 말고도 감정적으로 갈등을 겪었는데, 그것들이 제 음악에 표현이 된 것 같다. 두 나라 모두 열정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She's gone’이 유명한데 자꾸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부담스럽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웃음) 부담스럽지도, 지겹지도 않다. 너무 행복한 일이다. ‘she's gone'은 제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가사로 표현한 것이다. 감성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앞으로 5월에 신곡이 나올 예정이다. (그 노래가 사랑받을지에 대한)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영어로 발매되는데 제 노래 주에 너무 좋은 것들이 많아서 지금 모두 나열할 수가 없다.”
-과거에 크게 다친 적이 있지 않나. 현재 건강은 어떤 상태인가.
“당시 7개월 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숨어 있었다. 힘들었다. 나는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도 좋아한다. 지금 통증은 없고 완전히 건강하다. 한 단계 음악적 레벨에 도달하려 한다. 나는 준비됐다.”
-스틸하트의 활동이 뜸하다. 혹시 해체한 건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여전히 활동을 할 계획이다. 나는 모든 장르를 사랑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에 열정을 느끼기 때문에 (그룹 활동을)그만두는 일은 없다.”
-밀젠코에게 노래란 어떤 의미인가.
“노래는 (사람 내면의)영혼들끼리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 모든 감정을 모아서 밖으로 표출하는 게 노래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는 노래를 사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음을 좋아한다.
“하지만 저음을 통해서도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다. 고음은 바닥에서부터 끌어오는 힘이 있다. 질렀을 때 표현되는 힘, 에너지들이 있다.”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 어려웠던 점이 있나.
“소속사 측에서 제안을 했는데 제겐 그것부터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정말 즐거웠다.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것도 그렇지만 한국어 발음이 잘 안돼서 고생이 많았다. 무대에서 서서 질문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끄덕끄덕하라’는 지시가 나왔다. 그들이 속는 모습을 보며 내가 잘하고 있나 싶었다.(웃음)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다.”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록 페스티벌에 참가할 계획이 있나.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 작년에 송도 록페스티벌에 참가했었는데 올해도 또 불러주신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다면.
“한국 음식은 다 좋다. 술도 마셔봤다. 소주는 초록색 악마다. 진정한 악마 같다.(웃음) 저는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는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다. 저는 가수는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한고 생각한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제게 주어진 달란트(재능)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빼앗기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가다가 취하지 않는 선에서 가끔 즐긴다.”
-한국 이외 일본, 중국 음악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한국에서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저는 모든 나라의 노래를 좋아한다. 지금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싶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혹시 노래방에서 ‘she's gone'을 부른 적이 있나.
“한국에서 노래방을 가봤지만 아직 노래를 부른 적은 없다. ‘쉬즈곤’ 역시 다른 친구들만 불렀다. 난 ‘쉬즈곤’을 무대에서만 부르겠다. 만약 앞으로 친구들과 놀다보면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에서 ‘쉬즈곤’을 부를 수도 있겠다. 아마 재밌을 것 같다.”
-한국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자유롭고 싶다. 나에게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싶다. 그 어떤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유를 누리고 싶다. 한국이 음악적으로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저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 제2의 인생에 대해서도 굉장히 설렌다.”/ 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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