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 논란'…어차피 못 풀 숙제[점검 '프로듀스101'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3.09 09: 36

Mnet 서바이벌 프로 '프로듀스101'이 방송되는 동안 매회 빠짐없이 불거졌던 논란이 바로 이 참가자 개개인의 분량 논란이다. 투표만을 가지고 101명 중 11명을 가려내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는데, TV화면을 통해 드러나는 얼굴들은 제한적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국민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시청자 입장에서는 분명 Mnet에 '당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분량 잡음'을 확실하게 잡아낼 수는 있는 걸까.
46개 기획사 101명의 연습생들, 자진하차 3인을 제외한 98명의 출연자들(7회 기준, 61명)이 분량 논란에서 온전히 자유롭기는 힘들다. 참가자 전원을 똑닮은 앵글로 똑같은 분량에 동일한 조건으로 화면에 내놓아야 할텐데, 그러긴 사실상 쉽지 않다. 물론 시청자들은 이 정도의 공정성을 바라지 않는다. 특정 참가자들에게는 지나치게 할애되는 시간을, 제대로 얼굴 한 번 볼 수 없는 연습생들에게 분배해 달라는 불만이다. 그들이 오랜 시간 흘려온 땀방울과 눈물을 외면하지 말라는 거다.
이와 관련해 '프로듀스101' 제작진의 입장은 제작발표회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방송이라는 특성 때문에 모두를 고루 다룰 수 없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개별 영상과 비하인드 영상을 추가 공개해 형평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리. 연습생들의 경쟁이 녹화 때부터라는 것도 거듭 강조했다. 100% 완전히 이해되진 않아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분명 있다.

TV를 통한 방송은 늘 제작진의 손에 의해 적절하게 편집되어 방송된다. 날 것 그대로의 영상을 틀었다가는 그 참을 수 없는 지루함에 이기지 못한 시청자가 채널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케이블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유명한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구조의 오디션과 서바이벌의 경우는 어떨까. 그들은 카메라 안에서도 밖에서도 선택받기 위해 그들의 콘텐츠를 창출해내기 위해 늘상 고군분투한다. 제작진의 시선이 시청자 전체의 의견을 완벽하게 반영할 수 없기에, 분량에 대한 잡음은 완전히 사그라질 수가 없다.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 누군가가 있고 그가 분량에 의해 희생됐다면, 미공개 영상과 비하인드 영상이 입소문을 낳고 결국 강력한 여론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믿음도 유효하다.
현대사회는 늘 불공평함 투성이다. 태어날 때부터 각기 다른 '수저'를 들고 세상에 나온 것은 물론이요, 입시든, 취업이든 뭐 하나 온전히 공평한 게 없다는 것을 통감한다. 그렇기에 TV에 나오는 서바이벌 프로에서 만큼은 공정함을 갈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프로듀스101' 연습생의 끝은 그저 Mnet이 12주간 선보이는 방송만은 아니다. 그들의 꿈은 대중 앞에 인기 아이돌로 무대에 우뚝 서는 거다. 그 길은 서바이벌 방송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혹독했다.
분량에 대한 논쟁을 멈출 필요는 없다. 분량에 대한 논쟁 자체가 그만큼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연습생이 있다는 소리이거나, 누군가가 분량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뭐든지간 '프로듀스 101'에 대한 확실한 관심의 투영이다. 그러니 제작진의 입장에서 모두의 입맛에 맞춰 공정한 결과물을 내서 이런 잡음을 줄이는 쪽보다, 한정된 시간안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재미를 이전처럼 만들어 내고 그들의 애정어린 질타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편이 한결 더 나을테니깐. / gato@osen.co.kr
[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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