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젠코 “노래는 나의 힘..한국서 제2인생 기대돼”[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08 14: 34

 “저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외국의 인기스타가 한국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말은 이젠 어떻게 보면 ‘영혼 없는 대답’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틸하트 멤버 밀젠코 마티예비치의 말에선 따뜻한 진심과 애정이 전해졌다.
밀젠코 마티예비치는 금세기 최고의 팝가수로 손꼽힌다. 데뷔한 지 26년 차에 접어든 스틸하트가 팝계에 남긴 지대한 업적과 영향력은 여전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음악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한 밀젠코는 역시나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금까지 팝송이 나온 것은 물론, 외국가수가 출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명 ‘과묵한 번개맨’으로 출연한 그는 라디오헤드의 ‘Creep’을 1라운드에서 부르며 ‘복면가왕’ 최초로 팝송을 소화했다.
이어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임재범의 ‘고해’를 기대 이상의 한국어 실력으로 열창해 놀라움을 안겼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한 번쯤 불러봤을 애창곡 ‘She's gone’의 원곡자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그는 한국의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5월에 공연 및 새 앨범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내한한 밀젠코를 서울 등촌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직까지 꽃샘추위가 이어졌지만 셔츠 단추를 4개나 풀어 젖힌 모습에서 열정 넘치는 팝스타의 ‘포스’가 전해졌다.
-한국에 예상보다 오래 머무는 것 같다.
“오는 5월에 공연이 있다. 그동안 머물면서 재미있는 일은 길거리에서 팬들을 만난 것이었다. (길거리에서도) 저를 알아봐 주셔서 굉장히 기뻤고, 즐거웠다. 이번 주에는 OST의 뮤직 비디오 촬영이 있어서 더 머물게 될 것 같다. 나중에 그 노래의 한국어 버전도 낼 것이다. 음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버전으로 낼 계획이다. 연인이 뮤비의 연인 캐릭터를 위해 방한했다.”
-한국 기획사와 계약을 한 이유.
“하늘이 맺어준 기회다.(웃음) 한국의 기획사 사람들이 약속도 잘 지키고 해주기로 한 것도 모두 해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지금은 형제 같은 관계가 됐다. 한국은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사랑한다. ‘쉬즈곤’도 유명한 노래가 됐지 않나. 오면 정말 편안함을 느낀다. 또 사람들과의 소통도 잘 되기 때문에 한국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태어난 유고슬라비아와 활동한 미국-영국의 차이점이 있다면.
“유고슬라비이에서 떨어져 산 지 오래됐다. 우리는 음악적인 열정이 많고 그 열정 말고도 감정적으로 갈등을 겪었는데, 그것들이 제 음악에 표현이 된 것 같다. 두 나라 모두 열정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She's gone’이 유명한데 자꾸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부담스럽지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웃음) 부담스럽지도, 지겹지도 않다. 너무 행복한 일이다. ‘she's gone'은 제가 실제로 겪은 일들을 가사로 표현한 것이다. 감성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앞으로 5월에 신곡이 나올 예정이다. (그 노래가 사랑받을지에 대한)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영어로 발매되는데 제 노래 주에 너무 좋은 것들이 많아서 지금 모두 나열할 수가 없다.”
-과거에 크게 다친 적이 있지 않나. 건강은 어떤 상태인가.
“당시 7개월 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숨어 있었다. 힘들었다. 나는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도 좋아한다. 지금 통증은 없고 완전히 건강하다. 한 단계 음악적 레벨에 도달하려 한다. 나는 준비됐다.”
-스틸하트가 활동이 뜸하다. 혹시 해체한 건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여전히 활동을 할 계획이다. 나는 모든 장르를 사랑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에 열정을 느끼기 때문에 (그룹 활동을)그만두는 일은 없다.”
-밀젠코에게 노래란 어떤 의미인가.
“노래는 (사람 내면의)영혼들끼리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 모든 감정을 모아서 밖으로 표출하는 게 노래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는 노래를 사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음을 좋아한다.
“하지만 저음을 통해서도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다. 고음은 바닥에서부터 끌어오는 힘이 있다. 질렀을 때 표현되는 힘, 에너지들이 있다.”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 어려웠던 점이 있나.
“소속사 측에서 제안을 했는데 제겐 그것부터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정말 즐거웠다.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것도 그렇지만 한국어 발음이 잘 안돼서 고생이 많았다. 무대에서 서서 질문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끄덕끄덕하라’는 지시가 나왔다. 그들이 속는 모습을 보며 내가 잘하고 있나 싶었다.(웃음)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록페스티벌에 참가할 계획이 있나.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 작년에 송도 록페스티벌에 참가했었는데 올해도 또 불러주신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다면.
“한국 음식은 다 좋다. 술도 마셔봤다. 소주는 초록색 악마다. 진정한 악마 같다.(웃음) 저는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는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다. 저는 가수는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한고 생각한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제게 주어진 달란트(재능)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빼앗기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가다가 취하지 않는 선에서 가끔 즐긴다.”
-한국 이외 일본, 중국 음악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한국에서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저는 모든 나라의 노래를 좋아한다. 지금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싶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혹시 노래방에서 ‘she's gone'을 부른 적이 있나.
“없는데 앞으로 해볼 생각이 있다.(웃음) 한국에서 노래방을 가봤지만 '쉬즈곤'은 다른 친구들만 불렀다. 난 ‘쉬즈곤’은 무대에서만 부르겠다. 앞으로 친구들과 놀다보면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에서 ‘쉬즈곤’을 부를 수도 있겠다. 아마 재밌을 것 같다.”
-한국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자유롭고 싶다. 나에게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싶다. 그 어떤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유를 누리고 싶다. 한국이 음악적으로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저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앞으로 제2의 인생에 대해서도 굉장히 설렌다.”/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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