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남 송중기의 4단 캐릭터 변천사 [송중기 is 뭔들②]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3.08 14: 10

송중기, 누가 뭐래도 요즘 대세다. 아니 데뷔 이후부터 대세이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해야 맞을까. ‘밀크남’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고운 외모만큼이나 또래 남자 배우들 중 두드러지는 연기력은 그를 단숨에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송중기의 필모그래피는 눈여겨볼 만하다. 벌써 데뷔한 지 9년차를 맞았음에도 작품 수는 비교적 적은 편이기 때문. 그만큼 작품 선정에 있어 까다롭고 신중함을 기하는 송중기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성격부터 분위기, 직업까지 모두 다르다는 점 역시 독특하다.
그만큼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송중기의 선택은 백번 옳았다. 시청자들은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연기에 환호했고, 작품들 역시 흥행을 거둔 것. 꽃선비부터 왕, 군인까지 화려했던 송중기의 캐릭터 변천사를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되짚어보자(주연작 위주, 영화 제외).

# KBS 2TV ‘성균관스캔들’(2010)
‘여림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작품이다. 녹을 듯한 눈웃음과 재치 있는 말재간의 여림으로 분한 송중기의 변신은 단연컨대 완벽했다. 여림은 여자와 술에 빠져 살고 주색잡기에 능하면서도, 마음속에 슬픈 사연을 숨기고 겉으로 밝은 척 하는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다.
이에 송중기는 한없이 해맑은 소년 같다가도 한 번씩 처연한 얼굴로 변하며 여림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오랜 벗이자 성균관 유생 동료인 걸오(유아인 분)와는 남녀 이상의 케미를 보여주며 2010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SBS ‘뿌리깊은 나무’(2011)
‘성균관스캔들’과 같은 사극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다소 가벼웠던 여림 역에 비해, 이름조차 묵직한 세종대왕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기 때문. 젊은 이도 역을 맡았기 때문에 성인 역의 한석규 등장하기 전인 4회까지만 등장했지만, 그가 남긴 존재감만큼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함께 했다.
특히 유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왕으로서의 카리스마와 위엄을 뽐내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아비이자 상왕인 이방원(백윤식 분)과 신경전을 펼치던 중 자신의 호위무사 무휼을 향해 “무휼 내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면, 넌 즉시 임금을 시해한 자의 목을 쳐야할 것이다. 알겠느냐”라며 명하는 모습은 여전히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송중기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 강마루를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강마루는 제목 그대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였지만 첫사랑 재희(박시연 분)에게 배신당한 후, 오직 야망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옴므파탈로 변하는 인물이다.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작정하고 여심을 훔치려고 나선 그에게 당할 자는 없었다. 특히 이번에도 역시 제 옷을 입은 듯 강마루로 완벽하게 변신한 송중기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서늘한 매력으로 나쁜 남자의 정석을 보여줬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멋짐을 뽐낸 송중기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 KBS 2TV ‘태양의후예’(2016)
‘태양의 후예’의 함영훈 프로듀서는 유시진 캐릭터를 두고 세상 모든 멋짐을 모든 역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송중기라는 배우가 연기하니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 났다. 방송 1회 만에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3회 만에 시청률은 20%를 달성했다.
그 가운데에는 송중기의 활약이 있었다. 제대 약 한 달 만에 촬영에 임한 덕분인지 군인 유시진으로 변신한 송중기의 연기에는 어색함이 없었다. 군기가 바짝 들어간 ‘다나까’ 말투는 순식간에 유행처럼 번졌고, 각종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되게 특이하네, 되게 예쁘고” 등 김은숙 특유의 직설적인 대사를 읊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지’의 결정체. 또 한 번의 ‘인생작’을 만난 송중기의 활약은 이제부터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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