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귀향' '동주'를 적시는 그 음악들은 뭐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3.06 09: 25

[OSEN=해리슨의 엔터~뷰]2월에서 3월로 이어진 국내극장가에는 ‘작은 영화’를 보기 위한 관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개봉 당시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작품을 본 대중의 입소문과 언론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웰-메이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급기야 예상을 웃도는 흥행 성적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군인들에 의해 강압적으로 끌려가 꽃다운 청춘을 송두리째 빼앗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스크린에 그려낸 “귀향”, 윤동주 시인의 서거 71주기를 맞이해 일제에 저항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짧디 짧은 생애를 흑백필름으로 담은 “동주”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될 우리의 아픈 그리고 슬픈 역사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영화로 전국 극장가에 감동과 울림을 전하고 있다.
30만 관객이 본 할리우드 영화 “캐롤(Carol)”은 1950년대를 살던 두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을 섬세한 연출을 통해 선보이며 수작 멜로 영화란 평가를 얻으며 작품을 본 이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신다.

“귀향”, “동주”, “캐롤” 모두 저 예산으로 만들어져 흥행에 비례하는 상업적 성공도 거두고 있어  ‘고비용, 고수익’에 집중된 우리 영화계에 타산지석이 될 수 있는 작품들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세 편의 영화에 흐르던 음악들은 보고 듣는 관객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움직이면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중이다.
먼저 “귀향”에는 우리민족의 恨(한)이 담긴 아리랑 등 민요와 전통음악을 들려주며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해 냈고, 작품의 주제가 ‘가시리’는 소녀들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달래주는 곡으로 영화를 본 모든 관객들의 뇌리에도 진한 잔상을 남겨주는 곡이기도 하다.
'동주' 전편에 등장하는 OST 곡들 역시 애잔함으로 가득하다. OST를 맡은 영화음악가 모그(Mog)는 흑백영화에 걸 맞는 모노톤의 편곡과 간결한 곡 구성으로 이준익감독이 지향했던 방향성을 음오리지널 스코어곡 들로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특히 윤동주와 사촌 송몽규의 연보가 올라가는 엔딩크레딧 장면에 들리는 주제가 ‘자화상’은 주인공 강하늘이 부른 곡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며 객석을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한다.
끝으로 영화 '캐롤'은 올해 아카데미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카터 버웰(Carter Burwell)이 사운드트랙 음악을 담당했는데, 오리지널 스코어들 곡 외에도 1950년대 활약했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들의 노래들을 적절히 영화 속에 등장시켜 중독성 강한 OST음반을 탄생시켰다.
여러 곡 중 조 스태포트(Jo Stafford)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는 ‘No Other Love’는 쇼팽(Chopin)의 ‘이별의 곡’에 노랫말을 붙여 탄생된 곡으로 '캐롤'을 본 관객들에게는 결코 잊지 못할 소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작품의 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귀향”, “동주” 그리고 “캐롤”에 흐르던 주제가들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소리로 전하며 ‘작은 영화’가 ‘큰 기적’을 일구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osenstar@osen.co.kr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
<사진> '귀향' '동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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