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결혼계약’ 이서진·유이, 17살차 극복한 전쟁 같은 멜로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06 06: 57

 17살 차이라는 단점에도 이서진과 유이의 커플 케미는 달달했다. 돈과 사랑을 다룬 ‘결혼계약’이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멜로드라마의 지평을 열었다. 결혼을 해야만 하는 남녀의 사연을 아주 절실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간접체험 효과를 제공한 것이다.
‘결혼계약’은 인생의 가치가 돈뿐인 남자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극적인 관계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통 멜로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남녀가 겪는, 수없이 우연한 만남도 사실은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렇게 볼 때 만남과 결혼 등의 일상적 소재는 주인공의 인생항로를 평범하게 보이게 만드는 주변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 사이에 있음직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제작진의 솜씨가 더 큰 빛을 발하는 까닭은 이 드라마 자체가 멜로물 성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에서 어머니를 살려야하는 한지훈(이서진 분)과 죽은 남편의 빚을 갚아야하는 강혜수(유이 분)가 악연으로 얽혔다.
일자리를 구하던 혜수는 지훈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제출하러 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본사 전략본부장인 지훈은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프라미스를 찾아 축사를 남겼고, 오랜 친구인 사장 박호준(김광규 분)의 차를 빌려 나갔다.
이때 혜수의 딸 은성(신린아 분)이 고양이를 돌보다 지훈의 차에 치일 뻔 했는데, 이력서를 내고 나오다 딸의 모습을 본 혜수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려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어린 나이에도 딸이 있는 혜수는 죽은 남편이 남긴 빚 1억 원을 떠안아 먹고 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여자다. 사채업자들의 눈을 피해 도망 다녔지만 결국 그들은 혜수의 집을 찾아냈고 돈을 갚으라고 협박했다. 밥도 굶으며 원금을 갚아왔으나 늘어난 이자까지 감당할 순 없었다. 혜수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상황을 비관했다.
지훈은 한남식품 회장 한성국(김용건 분)의 둘째 아들이지만, 성국이 바람을 피워 낳은 혼외자식. 이로 인해 본처와 형에게 늘 찬밥신세였고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엄마(이휘향 분)를 보살폈다. 술독에 빠져 살던 그의 엄마는 간 이식을 받지 못하면 몇 개월 살지 못하게 됐는데 아들인 지훈은 이식을 해줄 수 없었다. 가족을 꾸리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지훈은 계약 결혼을 하기로 결심, 돈이 필요했던 혜수는 그의 계획을 받아들였다.
악연으로 시작돼 연인으로 발전하는 식상한 상황을 어설프게 설정하지 않고, 등장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다른 멜로물과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다.
TV라는 매체의 철저한 상업성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돈과 사랑에 대한 투철한 연구를 바탕으로 절제된 대사를 빚어낸 작가의 심리묘사, 영화 같은 화면을 만들어낸 PD의 영상미학은 이 드라마가 멜로물의 냄새를 짙게 배어나도록 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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