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오글거리지만, 배우 송혜교라서 용서가 된다. 그럴 수 있다. 송혜교이니까.
지난달 24일 첫 방송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김은숙 작가 특유의 직설적인 대사로 매회 시청자들에게 오글거림 반 스푼, 설렘 한 스푼을 선사하고 있는 중. 하지만 그 오글거림이 싫지 않은 건, 송중기의 '꽃미모'도 있겠으나 뭐니뭐니해도 송혜교의 매력 덕분이다.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낼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 드라마. 군인 유시진(송중기 분)|과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의 러브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드라마 '상속자들', '파리의 연인' 등으로 유명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다.
"애기야 가자", "내 안에 너 있다", "나 너 좋아하냐?" 등 수많은 명대사들을 탄생시킨 김은숙 작가 답게 '태양의 후예'에서도 벌써부터 '명대사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
군인이라는 신분 답게 유시진이 사용하는 "~지 말입니다"라는 말투를 시작으로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등의 대사는 방송 이후 여성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기도 했다.
감정에 솔직한 대사를 사용하는 김은숙 작가이기에 명대사는 항상 회자되지만 다소 오글거리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지 말입니다"라는 말투는 첫 방송부터 "오글거린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글거림도 잠시, 어느새 '태양의 후예' 속 설렘 로맨스에 빠지게 되는 건 이 대사들을 받아내고 뱉어내는 송혜교의 매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아름다운 영상미에 더해지는 송혜교의 '열일하는' 미모는 오글거리는 대사도 납득하게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그래, 송혜교이니까"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니 오글거림이 설렘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강모연이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송혜교의 연기력이 가장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그간 송혜교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재주를 선보인 바 있다. 자존심 강하고 톡톡 튀는 드라마 PD, 시각 장애를 가진 얼음처럼 차갑고 도도한 재벌 상속녀 등 그가 맡으면 항상 매력적이었다.
이번 강모연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시진과의 로맨스에서는 여자의 설렘을, 의사 강모연으로서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 책임감, 사명감 등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는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선보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항상 완벽한 캐릭터 분석으로 작품에 임한 송혜교는 이번에도 자칫 평범할 수 있었던 강모연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며 '오글 로맨스'를 납득시키고 있다. 이러니 제 아무리 오글거리는 대사도 설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