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제작사협, "PD들 중국행은 개인 이익때문" 비난[단독 인터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3.03 09: 56

독립제작사협회 안인배 신임 회장이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스타 PD들의 잇따른 중국 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류의 브레인이나 다름없는 핵심 제작 인력들이 별다른 생각없이 거대 자본의 유혹에 휩쓸려 앞다퉈 중국으로 가고 있다는 비난이다.
제작사 코엔의 대표이기도 한 안 회장은 최근 OSE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유능한 PD 들이 중국 회사로 가는 건 한국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PD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한국방송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이 아니라고는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서두부터 일침을 놨다.
그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PD들은 한국 방송시장에서 자기 노력으로 성취를 이뤘기에 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한국 시청자의 사랑을 토대로 명성을 얻은 PD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생각해 봤을 때 개인의 이익만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기 보다는 더 크게 대한민국 방송문화산업의 발전도 감안해서 진로를 잡아야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중국 자본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거대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다수 국내 기획사와 제작사들이 중국 쪽 눈치를 심하게 살피는 가운데 투자를 빌미삼은 엔터 시장 잠식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정작 중국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로 굳게 닫혀있다. 중국의 영화 관객수는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증하고 있지만 강력한 스크린쿼터제로 외국 영화의 직접 진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방송 시장도 마찬가지.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라치면 중국 정부 차원의 온갖 규제로 발붙일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류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던 배경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 이에 중국은 한국 엔터 업계의 진출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예능과 드라마 판권을 사들여 리메이크하는 방식을 자주 택했다. 그나마 이같은 방식은 그나마 한국의 문화 수출 증대에 일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급 PD를 거액에 스카우트, 자체 제작에 나서면서 한류의 짝퉁 양산에 나설 조짐이다.  
반도체 산업으로 비유하자면 삼성의 첨단 반도체를 수입하다가 그 제조 기술만 빼돌려 생산에 나선 셈이다. 산업 기술 유출은 법적으로 엄격히 처벌받지만 엔터 산업은 무방비 상태다. 뻥 뚫린 구멍을 중국의 거대 자본이 유린중이고 일부 스타급 중견 PD는 중국 진출이란 허울 아래 유능한 후배들까지 앞다퉈 빼가는 행동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안 회장은 "중국에 진출해 자리잡은 몇몇 유명 PD의 경우 본인이 잘하기도 했지만 시청자 사랑없이 국민 PD라는 호칭이 나올수 있었을까"라며 "그런 PD들이 거액 스카우트에 선뜻 응한다는 현실은 후배들이 보기에 부러운 게 아니라 안타깝고 걱정스러울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15 MBC 연예대상 시상식 당시 안광한 사장은 “MBC를 포함한 한국 방송 콘텐츠의 창의성과 제작 역량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의미 있었다. 하지만 일부 방송인들이 중국에서 한국 인기 프로그램의 짝퉁을 만드는 용병 역할을 하며 저작권 침해에 관계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스타 PD 중국 진출'의 실상을 비난한 바 있다./mcgwire@osen.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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