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있는 자…원작을 가져다 써라['치인트'를 기억해②]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3.02 11: 02

 ‘치즈인더트랩’은 시작부터 끝까지 시끄러운 드라마였다. 엄청난 인기를 누린 웹툰 원작 드라마였던 만큼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엔딩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면서 인기 있는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의 위험성을 느낄 수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험난한 여정을 마쳤다. 워낙 세심한 감정표현과 복잡한 스토리로 인해서 드라마화가 결정 됐다는 기사가 났을 때부터 팬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고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디테일한 배경까지 지금까지 쏟아졌던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호평도 잠시 최고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작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유정 선배가 후반부로 갈수록 분량이 사라지고 원작 웹툰과 전혀 딴판으로 전개되면서 시청자들과 팬들의 드라마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이런 논란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원작자인 순끼 작가가 드라마에 대한 불만을 인터넷에 올리고 난 뒤부터다. 순끼 작가는 드라마의 홍보 방식과 제작진의 불통 그리고 원작과 똑같은 엔딩에 대한 불만까지 논란이 진행된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미완결 웹툰의 원작자로서 자신의 작품인 웹툰의 결말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구구절절 느껴졌다.
결국 논란이 심화되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치인트’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발표해 원작자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뒤늦은 사과였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드라마는 종영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생했던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보다 그들의 잘못에 초점이 맞춰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생’, ‘송곳’, ‘치즈인더트랩’에 이어 ‘동네 변호사 조들호’까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웹툰 원작드라마가 쏟아지는 이유는 기존 웹툰의 팬덤과 탄탄한 줄거리가 보장돼 있기에 대중들의 관심과 화제를 모으기 쉽기 때문이다.
이제는 장점만 보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은 원작과 원작자를 존중 해야한다. 아무리 완성도 있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원작 자체가 지닌 정서와 줄거리를 완전히 바꿔버린다면 원작을 드라마화 한다는 의미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완벽한 드라마로 손꼽히는 ‘미생’조차 엔딩에 대해서 시끄러운 의견이 많았다. 그런 모든 논란은 애정과 관심의 결과이기 때문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가져가야 할 숙명이다. 이런 숙명을 이겨 낼 자신이 있는 자격이 있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더욱 훌륭한 웹툰 원작 드라마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 pps2014@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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