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손숙 "어쩌면 내 이야기가 됐을..출연 안할수 있나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3.01 15: 51

3.1절,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날. 영화 '귀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그날이다. 그도 그럴것이 일제 시대,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야 했던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귀향'은 잊지 말아야 할 우리네 역사를 환기시켜주며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높은 관심 속에 '귀향'은 기적처럼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전이다. 100만 관객을 훌쩍 넘어 이제는 200만 관객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귀향'에서 과거 위안부 소녀로 끌려가야 했던 영옥 역을 맡은 배우 손숙은 "생각해보면 해방이 20년만 늦어졌어도 내 이야기가 됐을 이야기입니다"라며 '귀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손숙은 이번 작품의 출연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지만 받게 될 러닝개런티는 모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기부할 생각이다.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가 됐을지도 모르기에 유독 가슴 아팠던 손숙은 "어떻게 돈을 달라는 이야기를 하겠어"라며 항상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것이 그가 '귀향'을 선택하게 만든 이유다. 빚진 마음, 죄송한 마음. 그리고 전쟁이라는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귀향'은 출연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다음은 손숙과의 일문일답.
- 영화를 본 소감이 어땠나.
▲ 심적으로 힘들었다. 촬영 때도 힘들었다. 처음 영화를 보고 와서는 앓았다. 온 몸이 아픈 것 같았다. 
- 이번 영화의 출연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
▲ '귀향' 제작이 정말 어려웠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런 상황에 내가 돈 달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항상 할머니들한테 빚진 느낌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해방이 20년만 늦어졌다면 우리가 끌려갔을 수도 있는 거다. 그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철렁했다. 늘 죄송하고 빚진 느낌이다. 그래서 출연료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영화가 만들어져서 돈을 번다면 러닝개런티를 달라고 했다. 받게 된다면 할머니들께 기부할 생각이다.
- 영화를 출연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 시나리오를 보고 울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에 감독을 만났는데 너무 절절한거다.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죄스러움 등이 모든 국민이라면 있지 않나. 사실 제작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다. 기적과 감동이 만들어낸거다. 기적과 감동들이 하나하나 합쳐져서 큰 기적이 생겨난거다.
- 촬영 당시 피해 할머니들과 만남을 가진 적이 있나.
▲ 촬영 때는 할머니하고 일부러 이야기를 안했다. 뵙지도 않았다. 감정이 들어가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찾질 않았다. 시사회 때 뵙고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가 잘 돼서 러닝 개런티를 받으면 그 돈을 들고 갈 예정이다.
- 어떤 사람들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는가.
▲ 젊은 친구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젊은 친구들이 사는 게 어렵지않나. 그런데 어려워봤자 그 시절에 비하겠나. 우리가 어떤 시절을 겪어왔는지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 trio88@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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