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한번더해피엔딩’ 정경호♥장나라, 최선입니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02 11: 02

 ‘정경호와 장나라의 사랑이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극을 이끄는 ‘남녀 1번 배우’로서, 주연만이 누릴 수 있는 러브라인 특권이 보장된 듯한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물론 어느 드라마나 할 것 없이 주인공의 사랑은 당연히 보장되는데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조금 다른 전개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드라마는 장나라가 연기하는 ‘돌싱녀’ 한미모의 재혼남 찾기를 주축으로 세움으로써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실을 반영한 리얼한 상황과 대사들이 공감도를 높이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것이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삼십 대 중반이 된 전 걸그룹 멤버들의 삶,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는 돌싱남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남녀의 사랑을 그린 달콤한 로코라는 점이 강조됐기에 20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기엔 충분해보였다.
지금까지 흘러온 내용을 보면, 어느 날 미모는 극심한 몸살에 한밤중에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의사 구해준(권율 분)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에게 먼저 고백을 했다가 보기 좋게 차였지만, 해준 역시 미모가 걸그룹 활동을 할 때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결국 사귀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수혁(정경호 분)의 마음이었다.
자신과 아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미모에게 애정을 느껴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좋아하게 된 것이다. 눈치 챈 해준에게 동창일 뿐이라고 둘러댔지만 커져버린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사실 늘 그렇듯 여자 주인공이 철벽을 치고 굳건히 한 남자만 사랑하면 시청자도 갈라지지 않고 한 커플만 지지할 텐데, 세 사람의 로맨스는 변수가 많아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미모가 수혁보다 새로 만난 해준을 선택하길 바라는 여론이 더 많긴 했다. 미모는 전처와 매일 함께 보고 일하는 해준의 쿨한 면모에 섭섭함을 토로한 상태였고, 수혁은 일상화된 세심함으로 그런 미모를 달랬다. 이에 순식간에 그녀의 마음은 수혁에게 넘어갔다. 종영을 바라보고 있는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이제 미모와 수혁의 사랑을 완성하려고 한다.
이 같은 제작진의 선택에 실망해서인지 시청률은 초반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해준과 미모의 사랑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6.9%(이하 동일 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가 미모가 수혁을 택한 지난 25일 방송분은 4.7%까지 떨어졌다.
미모와 수혁의 러브라인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으며 설득력이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초등학교 때 수혁은 미모가 갖고 싶어 했던 보석함을 몰래 샀지만, 타임캡슐에 넣어놨다가 24년이 지나서야 그녀의 손에 들어가게 했는데, 이걸 보고 그녀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조금 유치해 보인다. 차라리 조건을 따져서 스펙 좋은 의사 해준과 재혼하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인 결말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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