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캐롤', 아카데미서 찬밥..의상상도 안 준 무정함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3.01 10: 18

영화 '캐롤'이 비운의 걸작이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쳐야 했던 '캐롤'에 대한 전세계 영화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경쟁자들이 너무 셌던 것일까.
29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돌비 극장에서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된 가운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많은 영화인들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하지만 '캐롤'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세계 극장가에서 '캐롤'이 얻은 성과와 평단과 관객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생각했을 때 '다소 의아하다'란 반응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캐롤'은 이번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과 더불어 각색상·촬영상·의상상·음악상 등 여섯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케이트 블란쳇은 앞서 우디 알렌 감독의 '블루 재스민'을 통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가져가며 "여성영화가 비주류라는 편견을 깨라"고 일침을 가했던 바다. 하지만 역시 여자주인공의 고통과 고난 극복기를 다룬 '룸'의 브리 라슨이라는 강력한 후보를 이기지는 못했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아 수상 가능성을 높였던 루니 마라 역시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에 밀렸다. 루니 마라는 훌륭했지만 알리시아 비칸데르 역시 탈 만한 사람이 탔다는 반응이다.
다만 의상상 같은 경우는 충분히 '캐롤'에게 줘도 되지 않았을까란 의견이다. 사실 의상 자체는 기억에 크게 남지 않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가 의상상을 수상했다. 이번 '캐롤'의 무관을 두고 아카데미의 보수성을 논하는 시각도 있는데, 너무 강한 경쟁자들을 만났던 운이 없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는 게 더 정확할 듯 하다.
토드 헤인즈가 메가폰을 잡은 '캐롤'은 1950년대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의 운명같은 사랑을 그러냈다.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는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 속에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클레어 모건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소설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아직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하던 시기인 1950년대 여성 동성애를 그린 이 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응답받았다. '벨벳 골드마인'의 감독 토드 헤인즈는 이미 2002년에 영화 '파 프롬 헤븐'으로 동성애를 영화로 그려낸 바 있다.
- 다음은 88회 아카데미 수상자(작)
▲ 작품상 = '스포트라이트'
▲ 감독상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 남우주연상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 여우주연상 = 브리 라슨('룸')
▲ 남우조연상 = 마크 라이런스('스파이 브릿지')
▲ 여우조연상 = 알리시아 비칸데르('대니쉬 걸')
▲ 각색상 = '빅쇼트'
▲ 각본상 = '스포트라이트'
▲ 주제가상 = '007 스펙터'
▲ 음악상 = '헤이트풀8'
▲ 의상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미술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분장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촬영상 =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 편집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음향편집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음향믹싱상 =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 시각효과상 = '엑스 마키나'
▲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 '곰 이야기'
▲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 '인사이드아웃'
▲ 단편다큐멘터리상 = '어 걸 인 더 리버:더 프라이스 오브 포기브니스'
▲ 장편다큐멘터리상 = '에이미'
▲ 단편영화작품상 = '말더듬이'
▲ 외국어영화상 = '사울의 아들' / nyc@osen.co.kr
[사진] '캐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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