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맘마미아' 서현, 즐길 줄 아는 배우가 됐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3.01 10: 08

이제 이 정도면 믿고 볼 수 있겠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막내에서 이젠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도 어울린다. 세 번째 작품을 통해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과 여유를 보여주고 있는 서현. 이제 무대를 즐길 줄 아는 배우가 됐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에 관객들은 더욱 몰입하고, 서현의 무대를, 노래와 춤을, 연기를 같이 즐길 수 있게 됐다.
서현은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소피 역할로 열연 중이다. 똑 부러지고 빈틈없는 모범생 이미지가 강했던 서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좀 더 자유롭고 사랑스러운 인물이 됐다. 소피 역할 자체가 밝은 말괄량이 기질이 있는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서현은 제몫을 해내면서 무대를 누볐다. 뮤지컬계의 대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똑 부러지게 역할을 해내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한 서현이다.

'맘마미아'는 국내에서 지난 2004년 초연돼 올해로 13년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중장년층, 가족 관람객을 극장으로 이끌면서 새로운 바람을 이끈 작품이다.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쥬크박스 뮤지컬로, 음악의 힘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로 흥겹고, 모녀의 이야기에 눈물이 날 정도로 진한 감동까지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에 탄탄한 선배들과의 공연. 이제 갓 세 번째 작품에 들어간 서현은 부담스러울법도 하지만 소녀시대로 쌓은 무대 경험을 '맘마미아'에서 폭발시켰다. '해를 품은 달'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지만, 서현의 성장은 몇 계단 더 오른 느낌이다. 엄마(도나)의 일기장을 직접 준비해 오디션을 볼 정도로 열정이 넘쳤던 서현은 3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한 이유를 무대 위에서 직접 증명했다.
서현이 연기하는 소피는 그녀만의 색깔이 있었다. 뮤지컬과 함께 유명한 영화 버전의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분)와도 또 다르다. 영화 속에서의 소피는 사랑스럽고 좀 더 말괄량이의 느낌인데, 서현의 소피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캐릭터보다 좀 더 성숙했다. 물론 말괄량이에 사랑스럽고 밝은 에너지가 있는 것도 맞지만, 어떤 소피보다 똑 부러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서현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
점차 무대 장악력도 생겼다. 노래와 춤이야 소녀시대로 워낙 많은 무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자라지 않다. 특히 군무신에서 돋보였다. 서현 특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은 소피와 너무도 잘 어울렸고, 앙상블과의 시너지나 도나 역 신영숙과의 호흡도 좋았다. 서현이 바다나 옥주현처럼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와의 어울림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스카이와의 거침없는 애정신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서현이 무대를 누비면서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좀 더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극의 분위기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서현은 확실히 전작들에 비해 편안하게 캐릭터를 소화해갔다. 지난해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배우 서현의 가능성을 입증하긴 했지만, 극의 중심 역할인 스칼렛 오하라를 맡아서 바쁘게 무대를 누빈 그녀는 다소 경직돼 있었다. 캐릭터와 작품의 분위기에 눌려 제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고 무대를 보듯이 매끄럽게 소피가 되어 갔다. 이 정도면 믿고 볼 수 있는 공연이라는 느낌이 온다.
뮤지컬 배우로 점점 욕심이 생긴다는 서현.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고, 또 한 단계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서현이기에 '맘마미아' 소피 이후 무대에서 활약하게 될 배우 서현이 더욱 기대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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