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마리텔’ 배윤정, 과욕이 부른 참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01 10: 30

 안무가 배윤정이 생방송 도중 욕설 논란을 일으킨 것은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과욕을 부렸다간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인 것이다. 덩어리가 큰일일수록 의욕만 강했다가는 결과가 뼈아프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방송에 대한 미숙함, 네티즌들을 끌어 모아보겠다는 허세, 상황에 대한 판단 미숙, 이 세 가지가 그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일요일인 지난달 28일은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 MLT-22 생중계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2주 만에 찾아온 건데, 이날의 주인공은 방송인 김구라, 가수 데프콘, 빽가, 가희 배윤정, 파티시에 유민주였다. 특히 가희와 배윤정은 인기 프로그램인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댄스 트레이너이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걸그룹 연습생들의 잘못을 거침없이 지적하면서도 꿈을 위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시청자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마리텔’ 출연에 기대가 모아진 것이다. 하지만 배윤정은 가희와 춤을 가르치다 막말과 욕설 등 거침없는 행동을 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규제가 없는 케이블에서 활동하다가 지상파로 넘어와 기준이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본인 스스로도 부끄러웠는지 사과는 빨랐다. 이튿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방송 중에 너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한 부분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잘 해보려고 하다가 역시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하고 느꼈다”면서 값진 경험을 해서 감사하다는 심경을 남겼다.
이에 대해 제작진도 배윤정의 부적절한 언행을 편집해서 본 방송에선 방송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에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사실 한날한시에 대여섯 개의 채팅방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한 명 한 명의 출연자들의 언행을 제어하기 어렵다.
두 명의 PD가 한 장소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며 상황을 체크하고, 대본 없이 방송을 하는 사람들의 자율성에 맡기기 때문이다. 미리 대본이 준비돼 있다면 ‘마리텔’만의 살아있는 재미와 개성을 살릴 수 없다.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방송인 본인이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해서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배윤정의 의욕 과다가 참사를 불러 일으켰다.
‘프로듀스 101’에서 느꼈듯 본래 솔직하고 가식 없는 성격인 데다 애교 섞인 거친 말들을 내뱉기도 했다. 이로 인해 조금 오버해도 네티즌들이 좋은 반응을 보내줄 것으로 오판한 것이다. 그녀의 사과 멘트를 보면 첫 출연에 얼마나 잘하고 싶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걸 알면서도 사적으로 해야 할 행동을 자신 있게 내보인 것은 그녀의 잘못이다.
방송 중에 욕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에 앞으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기엔 적잖은 부담감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해법은 출연자와 제작진이 냉정을 되찾고 머리를 맞대는 데 있다. 지상파가 아닌 온라인에서 생중계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 시청자들에게 지킬 건 지키면서, 지금껏 해온 대로 열린 마음으로 임하길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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