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치인트' 제작진, 해야할 사과가 더 남았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3.01 08: 00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일련의 논란에 사과했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하다.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제작진은 지난 29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드라마팬, 원작팬, 배우들, 원작자 순끼 작가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중요한 알맹이들이 빠져있어 허전한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원작 캐릭터가 어느 순간 이상하게 훼손된 것, 드라마가 중후반부 매끄럽지 못하게 전개된 것 등과 관련된 내용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

해당 사과문 내용에는 "드라마와 좋지 않은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또한 드라마에 참여해준 배우들께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 죄송한 마음이다"고 적혀 있으나,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부분이 미안한지, 어떤 내용 때문에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막연하게 '좋지 않은 소식',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라고 에두를 뿐이다.
순끼 작가에 대해서도 비슷하다. 앞서 순끼 작가는 대본 공유가 6회 이후로 되지 않았던 것, 공유한 자신의 웹툰 엔딩과 드라마 엔딩이 내용과 연출이 흡사해 항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제작진은 "드라마 제작에만 너무 함몰된 나머지 원작자에게 중반 이후부터 대본을 공유해야 하는 부분을 놓쳤다"라고 '대본 공유'에 대한 부분만 사과했다.
다만, 이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긴 '공백'이었다.
제작진은 이날 사과문에 "종영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는 작품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앞서 빠진 내용들은 종영 이후에 재차 사과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치즈인더트랩' 측은 OSEN에 "오늘처럼 사과문이 될 지 다른 형식이 될지는 결정된 바 없지만, 작품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드라마가 종영 된 이후 다시 언급할 계획이다. 자칫 내용에 따라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비판을 주시기 전 지난 월요일에 이미 완성된 '치인트' 15, 16회를 '편견'없이 봐달라"는 당부가 이번 사과문에서 중요했던 것으로도 판단해 볼 수 있겠다.
이는 현재 '치인트'에 불평을 쏟아냈던 이들이 만족할 만한 사과가 아님에는 확실하다. 다만, 남은 드라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뻔한 내용을 담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순끼 작가가 글을 남긴 24일로부터 사과문까지 5일의 시간이 흘렀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중요한 건 제작진이 '종영 후' 남기게 될 사과의 '알맹이'에 있다. 그 내용을 집중해 듣고, 왜 제작진이 5년여간 연재된 원작이 있는 '치인트'를 이런 식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해나 납득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드라마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일부 배우들에 대해서도, 순끼 작가에게 했던 것처럼 이윤정 PD가 직접 나서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병행하면 어떨까.
'치인트' 제작진이 종영까지 남겨둔 '두 번째 사과'에 더 관심이 간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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