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내딸금사월’, 허무개그 뺨치는 결말이 옵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2.28 11: 26

예상은 했지만 터지는 헛웃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이 종영을 1회 앞두고 지금까지 벌인 갈등을 급하게 봉합하기 위한 마무리에 들어갔다. 아버지의 과거 살인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던 윤현민이 소나무를 태운 현재의 범행에 실망해 드디어 아버지를 설득에 나섰고, 그동안 온갖 비리와 악행을 저지르던 손창민은 자신의 등에 칼을 꽂았던 전인화가 크게 다치자 반성을 시작했다. 시트콤보다 더 어이 없게 웃긴 정극 드라마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내딸 금사월’은 28일 51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악의 축이었던 오혜상(박세영 분)과 강만후(손창민 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27일 방송된 50회는 혜상이와 만후가 법의 심판을 받지 않기 위해 도주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특히 만후가 벌인 부실공사로 인해 아들인 강찬빈(윤현민 분)과 전 아내이자 만후를 몰락시킨 신득예(전인화 분)가 크게 다쳤다. 그동안 득예를 원망했던 찬빈이는 득예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을 지켜봤고, 만후의 사랑은 지극히도 순정에 가까웠다.
밀항을 하려다가 득예가 다쳤다는 말을 듣고 병원으로 한걸음에 달려와 사랑을 외치며 오열했다. 앞서 아버지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쌌던 찬빈이는 천비궁 건설에 필요한 소나무를 방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에게 실망했다. 그동안 사랑하는 연인인 금사월(백진희 분)의 만류에도 만후를 지켰던 찬빈이는 청부살인과 온갖 비리에도 꿈쩍하지 않다가 방화에 아버지의 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 같이 어이 없는 설정은 드라마가 끝나기 직전에 모든 갈등이 풀리고 정의구현을 하기 위해서 질질 끌면서 벌어진 일. 찬빈이가 최대한 끝까지 아버지 만후를 도우면서 갈등이 증폭됐고, 찬빈이 때문에 득예의 복수에 완벽한 퍼즐이 맞혀지지 않았다. 득예의 복수에 찬물을 끼얹는 결혼을 했던 사월이는 이 모든 답답한 행동이 득예를 위한 것이었다는 반전이 49회에서 펼쳐졌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사월이와 찬빈이의 만후를 향한 두둔과 복수에 방해가 되는 갈등을 벌이는 것에 실망했던 상황.
두 사람 대신에 득예와 함께 복수를 차근차근 진행했던 주오월(송하윤 분)과 주기황(안내상 분)에 대한 지지가 높다. 드라마 중반부터 끊임 없이 논란이 됐던 답답한 주인공과 그 주인공 대신에 속시원한 해결사 노릇을 하는 오월이와 기황의 반대되는 상황은 드라마를 기괴하게 만들었다. 악역보다 욕을 먹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이 벌여놓은 갈등을 수습하며 시청자들의 성원을 받는 주변 인물들. 그동안의 막장 드라마처럼 이 드라마 역시 욕하면서 보는 재미를 안겼지만, 그 재미가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에게 형성되며 주인공 커플을 응원하는 숱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야말로 매회 욕을 먹었던 이 드라마는 이제 단 1회만 남았다. 이미 50회에서 정의구현과 행복한 결말을 위해 빠르게 수습하느라 안방극장의 실소를 자아냈다. 그렇게 악질인 만후가 득예의 부상 소식에 하염없이 울던 50회의 마지막 장면이 ‘내딸 금사월’의 허무한 결말의 ‘스타트’를 알리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내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