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 시청자 불만…못 듣나 안 듣나[위기의 '치인트'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2.28 13: 30

진흙탕에 처박힌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정말 이대로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걸까.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이 종영을 2회 남긴 상태로, 쏟아지는 불만들에 대해 뚜렷한 답변도 해결책도 없이 흘려보내고 있다. 아니 버티고 있다.
'치즈인더트랩'은 9회에 시청률 7%를 넘기며 tvN 월화드라마 역대 시청률을 경신했으나, 10회를 전후해 전혀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원작의 틀을 크게 벗어나며 시청률이 하향세를 그렸다. 당연히 기존 원작팬을 비롯해, 드라마를 집중해 보던 이들이 달라진 분위기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조용히 묵살됐다.

결국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주 13~14회가 방송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치즈인더트랩' 측은 고심했다. 알 수 없이 흘러가는 상황에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빗발쳤지만,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결국 "드라마만의 결말을 만들겠다"는 다소 논점이 뒤틀어진 다소 엉뚱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 정도면 시청자의 불만을 못 듣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안 듣기로 하는 듯한 분위기다.
결국 원작자인 순끼 작가까지 나섰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 동안 참았던 불만을 폭발시킨 것. 처음이자 마지막 불만인 이 글은 분명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시청자가 그렇게 불만을 말해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치즈인더트랩' 제작진도 진화에 나섰다. "우선 순끼 작가와 말하겠다"는 입장을 하루만에 내놓긴 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이후 제작진의 침묵은 4일째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tvN은 '치인트-확장판'이라는 알 수 없는 방송을 편성 시간표에 적어뒀다. tvN 드라마 역사에 그야말로 참 이례적인 케이스다. 그렇다고 배우들이 뭔가를 추가로 촬영한 것은 하나도 없다. 결국 이는 tvN 측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그만큼 편집된 분량이 많았고, 그에 따른 불만 달래기로 보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그라지고 잊혀질 거라는 생각인걸까. 그렇다면 확실하게 틀린 듯하다. '치즈인더트랩'은 이미 '용두사미'의 대표작으로, 제작진과 배우·시청자의 소통이 전혀 없던 독불장군식 드라마로, 원작을 훼손시킨 드라마로 또렷하게 기억되게 됐다.
또한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 등으로 더욱 드라마 강국으로 떠오르던 tvN에 보내던 시청자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은 드라마로 각인되게 됐다. 그뿐이랴. 후속으로 방송되는 '피리 부는 사나이' 입장에서도 전작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적잖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치인트' 제작진은 도대체 언제까지 입을 열지 않을까. 과연 이 폭발하듯 쏟아진 모든 불만을 털어내고 치욕스러운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 '제작진 어디니, 시청자 말 들리니?'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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